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7이닝 이상 소화는 올 시즌 두 번째이자 지난달 8일 텍사스전 이후 처음. 2-1로 앞선 8회 교체됐고 경기가 4-1로 끝나 시즌 3승(2패)째를 따냈다. 투구 수 94개(스트라이크 63개). 평균자책점은 3.31에서 2.95로 낮췄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KBO리그(98승)와 메이저리그(62승) 통산 160승 고지를 밟았다.
강점을 이어갔다.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통산 애틀랜타전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2.37. 최근 3번의 맞대결에선 평균자책점이 1.83(19⅔이닝 4자책점)에 불과했다. 통산 애틀랜타전 피안타율이 0.203. 피출루율(0.272)과 피장타율(0.297)을 합한 피OPS도 0.569로 낮았다. 뉴욕 메츠(5승 1패 평균자책점 1.23), 샌디에이고(8승 1패 평균자책점 2.06), 마이애미(4승 1패 평균자책점 2.11)와 함께 강점을 보인 구단이었는데 이를 또 한 번 증명했다. 트루이스트파크가 득점 파크 팩터 5위, 홈런 9위(이상 ESPN 기준)일 정도로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었지만 슬기롭게 극복했다.
가장 큰 무기는 '공격성'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애틀랜타 타자 27명을 상대해 초구 스트라이크를 21번이나 잡아냈다. 1회 1사부터 4회까지 14타자 연속 초구 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2회를 제외한 매 이닝 피안타 1개씩을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불발로 처리한 원동력이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프레디 프리먼, NL 홈런왕에 오른 마르셀 오수나, 2018년 NL 신인왕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를 비롯한 애틀랜타 강타자들이 공격적인 투구 앞에 꼼짝하지 못했다.
유일한 실점도 초구 스트라이크와 연관 있었다. 류현진은 0-0으로 맞선 5회 말 선두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15타자 만에 나온 초구 볼이었다. 2구째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1볼 1스트라이크에서 구사한 시속 78.6마일(126.5㎞) 체인지업이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시즌 5번째 피홈런이었다.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후속 크리스티안 파체를 초구 포심 패스트볼로 범타 처리했다. 2사 후 아쿠나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프리먼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 피홈런 이후 상대한 4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6회 말 2사 2루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7회까지 책임졌다. 1-1로 맞선 7회 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역전 솔로 홈런을 때려내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2-1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평점심을 유지했다. 에르난데스는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초 투런 홈런까지 때려내 '승리 도우미'를 자처했다. 8회부터 가동된 토론토 불펜은 타일러 챗우드(1이닝 2탈삼진 무실점), A.J 콜(1이닝 무실점)이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을 지켜냈다. 타선에선 에르난데스가 3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지난 경기(7일 오클랜드전 5이닝 4실점)보다 실투도 적고 컨트롤도 더 잘 된 느낌이다. 잘 풀릴 때 경기 흐름이었다"며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나가니까 상대 타자들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빠른 볼카운트에 배트가 나오는데 이건 류현진 같은 투수에게 '꽃놀이패'나 다름없다. 애틀랜타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의 공을 무리하게 잡아당겨서 치고 아웃카운트가 빠르게 늘어나니 투구 수도 절약됐다. 선수 본인도 애틀랜타 구장에 가면 잘 풀린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너무 편안하게 던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류현진은 관심이 쏠린 '타석'에선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룰에 따라 타석을 소화했고 3회와 6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