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불펜진은 지난주까지 치른 3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가 많은 삼성과 LG를 제치고 10개 구단 중 1위를 지켰다. 새 마무리 투수 김강률은 세이브 부문 2위(10개), 셋업맨 이승진은 홀드 1위(12개)를 달렸다. 다른 셋업맨 홍건희까지 세 투수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와 필승조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도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5월 가세한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지난 1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된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복귀전이었던 1일 SSG전에서는 좌타자 한유섬만 상대하고 물러났다 원 포인트 릴리프였다. 2일 SSG전과 5일 LG전은 2번째 투수로 나서 좌타자부터 시작되는 이닝을 막았다. 2타자 이상 상대했다. 13일 키움전에서는 두산이 6-12로 지고 있었던 5회 초 마운드에 올라 3이닝을 막아내며 스윙맨 역할을 했다.
장원준은 지난주까지 6경기에 등판, 5⅔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4.76)은 높은 편이지만, 피안타율(0.158)은 준수하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40㎞대 초반까지 찍혔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장원준의) 공은 좋다. 그 정도면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장원준은 통산 129승을 거둔 투수다. 기량 저하와 부상 탓에 최근 2시즌(2019~20)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며 재기를 노렸고, 구위를 회복했다. 등판할수록 경기력이 좋아질 전망이다. 두산은 개막 직전 좌완 투수 함덕주를 LG로 보내고 내야수 양석환을 영입했다. 4월까지는 상대 좌타자 라인에 투입할 좌투수가 마땅치 않았다. 장원준이 함덕주의 빈자리를 메워줄 전망이다.
2군에서 컨디션 관리를 하고 돌아온 우완 투수 김민규(22)도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복귀전이었던 14일 인천 SSG전에서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곽빈이 흔들린 5회 말 1사 1·2루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정현과 제이미 로맥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6회도 점수를 주지 않았다. 두산이 7회 초 4득점 하며 역전하고, 6-3으로 승리하며 김민수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김민규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깜짝 스타'다. KT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회 조기강판된 유희관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 발판을 만들었다. NC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는 선발로 낙점됐다. 5⅓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지난 4월 등판한 6경기에서는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보름 동안 교정 기간을 가진 뒤 한층 나아진 투구를 보여줬다. 김태형 감독도 "(14일) SSG전 투구 정도만 보여주면 필승조 투수에게 휴식이 필요할 때 김민규를 내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두산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치료 중인 셋업맨 박치국도 실전 복귀를 준비 중이다. 장원준이 선발 투수 본능을 다시 발휘하며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김민규가 김태형 감독도 인정하던 자신감 있는 투구를 재연한다면 두산은 더 탄탄한 연결고리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