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초반 두산의 경기력을 돌아본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총평이다. 전력 이탈 변수를 남은 선수들이 잘 막아주고 있다고 봤다.
두산은 18일 현재 35경기를 소화했다. 19승16패를 기록하며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2020시즌 같은 경기 수(35) 성적은 21승14패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19시즌은 23승12패. 승차 마진과 순위 모두 떨어졌다.
두산은 최근 6연속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팀이다. 평가 기준과 기대치가 워낙 높기 때문에 항상 박한 시선을 받는다. 그러나 주축 타자였던 최주환(SSG)과 오재일(삼성)이 이적하며 공격력이 저하됐고, 선발진도 예년보다 변수가 많은 상황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리그 1위와 7위의 승차가 4게임에 불과할 만큼역대급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개막 직전까지 두산을 5강 후보로 꼽지 않는 야구 전문가도 있었다. 두산은 여전히 순위 맨 위를 노리고 있는 팀이다.
김태형 감독도 잘 버티고 있다고 본다. 1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개막 34경기(18승16패) 경기력에 "지난해까지 3번과 5번을 치던 타자(오재일·최주환)들이 이탈했다. 그 상황에서 남은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 외인 투수들도 마찬가지다. 잘 적응했다.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허경민과 박건우 그리고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꼽아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며 공격을 잘 이끌고 있다"라고 했다. 개막 직전 성사된 트레이드 효과도 짚었다. "(오재일이 떠나며 공석이 된) 1루수가 고민이었는데 (트레이드로 영입한) 양석환이 자리하면서 개막 초반 중요한 역할을 잘 해줬다"라고 평가했다.
선발진은 향한 평가는 객관적인 시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영하는 극심한 부진으로 이탈했고, 유희관도 기복이 있다. 확실하게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투수는 최원준뿐이다. 김 감독도 "꾸역꾸역 버텨내고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당초 불펜보다는 선발진이 더 안정감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순위와 전적을 지키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불펜진을 꼽았다. "필승조가 생각보다 훨씬 잘 해줬다. 이 정도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다. 솔직히 상황에 맞게 선수를 써야 할 것 같았다. (현재 성적은) 이 부분이 크다"라고 했다.
두산은 개막 직전까지도 마무리 투수를 정하지 못했다. 경험이 있는 이영하는 선발로 보직 이동했고, 함덕주는 양석환을 영입하며 트레이드했다. 김태형 감독은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김강률에게 클로저 임무를 부여하고, 구위가 뒤지지 않는 이승진을 8회에 투입했다. 대성공. 이승진은 17일 현재 기준으로 리그 홀드 1위(13개)를 지키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1.54. 김강률도 세이브 10개를 기록했다. 2위 기록이다. 그도 1점(1.47)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홍건희도 4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했다.
두산은 지난해 초반 불펜 난조로 고전했다. 선발진에는 부상 이탈자가 연달아 나왔고, 이영하도 거듭 고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타선의 힘으로 리그 상위권을 지켰다. 올해는 불펜진 덕분에 버티고 있다. 불펜 팀 평균자책점(3.30)도 10개 구단 중 1위다. 김 감독도 필승조를 수훈 선수로 꼽거나 칭찬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김태형 감독은 "폭발력이 있고, 치고 올라가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고 본다. 아직은 (강팀다운) 힘이 있다"라고 재차 총평했다. 두산도 박치국 등 부상자가 있다. 이영하는 2군에서 컨디션 조절 중이고 옆구리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온 정수빈은 부진하다. 아직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저력으로 버티고 있는 두산이다. 삼성·LG가 리그 초반을 달구고 있지만, 천천히 뒤에서 쫓으며 정상 전력과 저력 회복을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