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앤드류 수아레즈(29)는 올 시즌 최고 외국인 투수 중 하나다. 다양한 무기를 앞세운 노련한 경기 운영, 여기에 외국인 투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장점이 추가됐다.
수아레즈는 19일 현재 평균자책점 1.68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탈삼진 역시 57개로 두산 아리엘 미란다(55개)에 앞선 1위다. 다승 부문에선 삼성 원태인(6승)에 이어 부문 2위(5승 1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등장부터 화려했다. 수아레즈는 3월 평가전과 시범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월 6일 KT전(6이닝)과 11일 SSG전(8이닝)에도 실점하지 않아, 실전 경기에서 23이닝 연속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건 4월 17일 두산전이었다. 3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투구 수가 90개에 달할 만큼 크게 흔들렸다. 류지현 LG 감독은 "수아레즈가 초반 두 경기에서 정말 압도적으로 던졌다. 나도, 팬들도 수아레즈가 나오면 (승리 확률이) 100%라고 기대한 듯 하다"라고 말했다.
초반만큼은 아니지만, 수아레즈는 여전히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까지 투수 주요 부문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두산전 부진 이후 수아레즈가 패턴을 바꿨다. 또 당일 컨디션과 상대 타자의 성향에 대응하면서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수아레즈는 직구와 변화구 컨트롤까지 모두 갖췄다. 때문에 경기별 구종 분포가 큰 차이를 나타낸다. 직구 비중이 최저 21%에서 최대 51%, 투심 패스트볼도 2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체인지업도 한 자릿수였다가 최대 20%까지 늘리기도 한다. 다양한 무기를 갖춰 상대 타자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발판으로 총 8차례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6차례 기록했고, 7이닝 이상 투구도 세 차례나 됐다.
LG는 수아레즈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영입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2020년 케이시 켈리가 보여준 모습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투수를 찾고 있다. 켈리가 (2021시즌에는) 2선발이 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치열한 영입 경쟁 끝에 계약한 수아레즈는 외국인 투수 맞대결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의 선발 싸움은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아레즈는 4월 6일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오드리사마 데스파이네(7이닝 2실점 패)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4월 23일 한화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한화 라이언 카펜터(6이닝 1실점)를 눌렀다. 4월 29일 롯데전에서는 6⅓이닝 2실점(1자책)으로 앤더슨 프랑코(6이닝 1실점)와 승패 없이 대등하게 맞섰다. 5월 6일 두산전은 4이닝 6실점 한 미란다에 훨씬 앞선 7이닝 2실점으로 웃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8일 NC전. 지난해 19승 투수 NC 드류 루친스키가 5이닝(1실점)만에 물러났지만, 수아레즈는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5승을 달성했다. 에이스의 호투에 흐뭇한 류지현 감독은 "수아레즈는 (KBO리그에서 성공이) 준비된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