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29·토트넘)이 2020~21시즌을 최고의 기록으로 마쳤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레스터 시티를 4-2로 크게 이겼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94분을 소화했다. 골은 추가하지 못했지만, 후반 31분 코너킥으로 레스터 시티의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7위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직행 티켓을 모두 놓쳤다.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출전권을 얻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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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골 17도움, 역대 최고 성적
손흥민은 2020~21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 22골 17도움을 기록, 2016~17시즌 세웠던 21골 기록을 넘어섰다. 리그에서도 17골을 넣어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 골 기록을 썼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 부문 공동 4위다.
또한 손흥민의 정규리그 17골은 한국 선수 유럽 한 시즌 최다 골이다. 1985~86시즌 레버쿠젠의 차범근이 17골을 기록했는데, 이와 동률이다. 또한 시즌 총 22골 17도움으로 공격포인트 합산 29를 기록한 것도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이다. . 그러나 손흥민의 최고 개인 성적에 비해 토트넘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카라바오 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졌고, 유로파 리그와 FA컵 모두 중도 탈락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톱4에 오르지 못한 채 조제 무리뉴 감독이 4월 중도 경질됐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부터 재계약에 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아직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는 2023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되어 있는데, 올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이적설이 자주 흘러나왔다. 손흥민이 여름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토트넘이 이적료를 높게 책정할 경우 잔류할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이적설이 끈질기게 나도는 이유는 손흥민의 올 시즌 성적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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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세부 기록 ‘업그레이드’
올 시즌 손흥민의 기록 중 특별히 많이 늘어난 부문이 바로 어시스트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전 대회 통틀어 12어시스트로 자신의 이 부문 신기록을 썼는데, 올 시즌 여기에 5개를 더했다.
손흥민의 어시스트가 늘어난 건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 가지는 위치 변화다. 무리뉴 전 토트넘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전술을 자주 구사했기 때문에 올 시즌 손흥민을 많이 내려서 쓰곤 했다. 종전보다 뒤로 처진 손흥민이 앞으로 뿌려주는 패스를 좀 더 많이 하면서 어시스트가 늘어났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이러한 이유보다도 공격수 해리 케인과의 호흡이 무르익었다는 점, 그리고 손흥민의 플레이 성향이 성숙해졌다는 점이 더 크다.
손흥민은 과거 분데스리가 시절만 해도 자신의 득점에만 욕심을 내던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점차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야가 넓어졌고, 특히 올 시즌에는 동료를 이용해서 득점 확률을 높이는 부분에도 집중했다.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두 자릿수 도움을 기록한 건 손흥민(리그 17골-10도움)과 케인(23골-14도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8골-12도움) 세 명뿐이다.
프리미어리그가 분석한 올 시즌 손흥민의 정규리그 골을 보면 슈팅 정확도 53%로, 이는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손흥민은 2015~16시즌 34%에서 이후 지난 시즌까지 매 시즌 40%대를 기록해왔다.
또한 경기당 평균 패스(28.57회), 결정적인 기회 창출(14회) 부문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 한 차례 레드카드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적이 있는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옐로카드, 레드카드 모두 한장도 받지 않고 시즌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