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 삭스 우완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 사진=게티이미지 고교 시절 한 팀에서 뛰었던 루카스 지올리토(27·세인트루이스)와 잭 플래허티(26·시카고 화이트 삭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26일(한국시간) 에이스 매치를 펼친다.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화이트 삭스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 필드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각각 에이스인 지올리토와 플래허티를 예고했다. 에이스 매치일 뿐 아니라 두 투수가 같은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함께 뛴 선수라는 점에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선발 투수 잭 플래허티. 사진=게티이미지 지올리토와 플래허티는 모두 하버드-웨스트레이크 고등학교 야구부를 졸업했다. 애틀랜타의 에이스 맥스 프리드(27)까지 포함해 세 선수가 같은 시기 하버드-웨스트레이크의 마운드를 지켰다. 선배였던 지올리토와 프리드가 2012년 드래프트에, 후배였던 플래허티는 2014년 드래프트에 나와 셋 모두 1라운드에 지명되어 프로 무대를 밟았다. 지올리토와 프리드는 지명팀인 워싱턴과 샌디에이고에서 트레이드를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셋 모두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지올리토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사이영상 투표 6위와 7위에, 플래허티는 2019년 사이영상 투표 4위에 올랐고 프리드도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 5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5일 “오늘 밤 고교 에이스였던 이들이 만난다”고 두 투수의 이야기를 전했다. 시리즈 1차전이 열린 이 날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재회의 시간을 가졌다. 재회의 주인공은 두 사람만이 아니다. 이들의 고교 시절 투수 코치였던에단 카츠 현 화이트 삭스의 투수 코치도 이날의 동창회에 참석했다.
단순 동문이 아니었기에 더 뜻깊은 만남이다. MLB.com은 “지올리토는 플래허티에게 일종의 친형이었다”라면서 “야구부에서 그를 환영해준 사람이고 필요하면 경기장 반대편에서 도와주러 오던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플래허티의 어머니를 “플래어 엄마(Mama Flare)”라고 부를 정도로 절친했다. 지올리토는 “그녀를 매우 따랐다”라면서 “경기마다 계셨다. 브라우니를 가져다주셔서 학교에서 정말 유명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우리 부모님도 마찬가지로 플래허티를 많이 아끼셨다. 아주 멋진 시절이었다”면서 “프로에서의 만남은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다. 고교 시절 가족, 친구, 동료들을 위한 시간이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전날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면 내일 열리는 경기에서는 진검승부가 펼쳐질 예정이다. 두 팀 모두 지구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지구 2위 팀에 1.5게임 차로 쫓기고 있다.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은 상황이라 에이스 매치에서 1승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MLB.com은 “이들의 우정의 결속은 서로 상대편 마운드로 오르게 되면 좀 다른 국면에 다다를 것이다”라며 “서로를 상대 투수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전했다.
처음인 만큼 당사자들에게도 낯선 경험이다. 서로의 맞대결 소식을 확인한 것은 5일 전이었다. 화이트 삭스를 만난다는 것을 알고 지올리토에게 연락한 플래허티가 그의 등판일을 묻다 같은 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플래허티는 “셋 모두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것에 관해 얘기한 적은 있다”면서 “상대편으로 만나는 것에 관해 얘기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난 프리드와 지올리토가 만날 가능성이 더 높고 그런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정도만 생각했다”라며 “그래도 재밌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고교 시절 은사도 이 경기를 방문할 예정이다. 매체는 “하버드-웨스트레이크의 맷 라코르감독도 경기를 보러 올 예정이다”라며 “지올리토와 같은 팀인 카츠 코치가 플래허티의 밸런스를 깨는 게 가능한 유일한 인물일지도 모른다”라고 농담 섞인 이야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