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영빈. LG 제공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장. LG 이영빈(19)은 당찬 플레이로 활력소가 되며 팀 4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LG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지난 20일 잠실 NC전부터 이어진 시즌 최다 4연패 사슬을 끊었다. 결승타는 9회 초 2사 2, 3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친 유강남이 기록했다.
신인 이영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과 동시에 8번타자·유격수로 나선 이영빈은 4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앞서 대타와 대수비로 5경기에서 3타석 3타수 1안타를 기록이 전부였다. 이영빈은 이날 데뷔 후 처음으로 얻은 선발 출전 기회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 3안타와 장타(2루타), 도루까지 기록했다. 그는 "첫 선발 출장이라 부담도, 걱정도 컸다"라며 "경기 전부터 선배님과 형들이 자신 있게 하라고 얘기해줬다. 특히 못 해도 된다고 말해줘 조금이나마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기뻐했다.
타구의 질도 좋았다. 좌타자인 그는 좌측 방면으로 2개, 가운데 방면으로 1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욕심내지 않고 공을 결대로 밀어친 결과다.
1-3으로 뒤진 4회 초 1사 후 롯데 나균안의 직구를 공략해 좌중간 2루타를 기록한 그는 홍창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2-3으로 추격하는 점수를 올렸다. 또 6회에는 바뀐 투수 김대우의 투심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빠른 발을 활용한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루했다.
백미는 8회였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3-3으로 맞선 8회 1사 2루에서 롯데 사이드암 서준원의 직구를 밀어쳤다. 2루 주자 김용의는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결과는 아웃. 이때 LG가 점수를 뽑았다면 이영빈은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결승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잠시, 이영빈은 센스를 발휘했다. 김용의가 홈에서 아웃되는 사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2루까지 진루했다. 후속타 불발로 아쉽게도 득점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LG는 신예의 활약 속에 9회 결승점을 뽑아 4연패를 벗어났다. 이영빈은 "김현수 선배가 경기 전 투수마다 공략법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그 부분이 주효했던 것 같다"라고 여겼다. LG 제공 LG는 오지환이 안구건조증으로 지난 2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날부터 4연패에 빠졌다. 손호영과 구본혁이 투입된 가운데 공격과 수비를 모두 만족시킨 대체 자원은 없었다.
유격수 출신인 류지현 LG 감독은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입단한 이영빈을 1군에 올렸다. 신인으로 유일하게 1군 캠프에서 훈련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는 유망주다. 중학교 때 야구를 시작해 포지션을 여러 차례 바꿨지만, 운동 선수 출신인 부모님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금세 적응을 마쳤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17(63타수 20안타)의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도루 10개를 기록할 정도로 발도 빠르다. 26일 경기에서 한 차례 땅볼 타구를 떨어뜨렸지만, 침착하게 송구해 아웃 처리했다. 그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4연패 탈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영빈은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당찬 모습을 보였고, 여러 포지션을 거친 만큼 기용폭도 넓은 편이다. 그는 "시작이 좋은 만큼 1군에 잔류하든, 2군에 내려가든 팀에 보탬이 되는 한결같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