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빅리그 데뷔 첫 고비에 놓였다. 게티이미지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빅리그에서 첫 고비를 맞이했다.
김광현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원정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피안타·1볼넷·4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먼저 2점을 지원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9로 패했고, 김광현은 패전 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가 2-0으로 앞선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닉 아메드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시속 148㎞ 포심 패스트볼이 낮은 코스로 향했지만, 그대로 통타당했다. 후속 타자 팀 로카스트로에게는 커브가 공략당해 좌전 안타가 됐다.
3회는 케텔 마르테에게 일격을 당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2구 시속 130㎞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렸다.
4회도 실투가 나왔다. 선두 타자 조쉬레딕과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0볼-2스트라이크)를 만들었지만, 3루 포심 패스트볼이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좌전 2루타로 이어졌다. 앞서 안타를 맞은 아메드에게는 내야 안타 허용. 유격수 에드문도 소사의 수비가 매끄럽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팀 로카스트로를 삼진 처리하고, 투수 맷 피콕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1루 주자를 2루에서 잡아냈다. 그러나 다시 한번마르테를 넘지 못했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우타석 기준) 커브를 구사한 뒤 스크라이크존에 슬라이더를 뿌렸는데, 그대로 좌전 안타로 이어졌다.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김광현은 후속 카슨 켈리를 범타 처리했고, 5회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투구 수가 92개에 이르렀고, 결국 6회 세인트루이스의 수비 진입을 앞두고 구원 투수와 교체됐다.
김광현은 지난해 선발로 등판한 일곱 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올해도 12일 밀워키전까지 나선 4경기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도 김광현이 등판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최근 3연패다. 데뷔 첫 패전은 17일 센디에이고전. 3⅓이닝 4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4회만 4점을 내줬다.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출루를 허용한 뒤 후속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잡아냈지만, 이어 토미 팜과 오스틴 놀라에게 각각 볼넷과 안타를 내줬다. 투쿠피타마르카노와김하성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고, 구원 투수가 희생프랄이와 적시타를 내주며 실점이 늘었다. 자책점은 1점뿐이었지만, 실점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타선이 지원한 2점을 지키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도 3-5로 졌다.
2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5회까지 실점 없이 호투했다. 6회 공격에서 타선이 1점을 지원하며 승수 추가에 다가섰다. 그러나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예르민 메르세데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2사 뒤 상대한 앤드류본에게 역전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김광현은 후속 타자에게도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넘겼다. 그의 책임 주자가 홈을 밟으며 실점이 늘었다.
데뷔 12경기(선발 기준) 연속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린 뒤 바로 3연패를 당했다. 내용을 보면 일시적인 컨디션 난조로 보기 어렵다. 샌디에이고전은 급격하게 제구가 흔들렸고, 화이트삭스전은 앞선 승부에서 장타(2루타)를 허용하며 기세를 내준 본에게 다시 당했다. 애리조나전에서는 마르테뿐 아니라 조쉬레딕과 아메드 그리고 로카스트로 등 6~8번 하위 타순 타자들에게 고전했다.
경기 뒤 김광현은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았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헛스윙 유도하는 빈도가 다소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3연패, 2경기 연속 피홈런, 3경기 연속 3실점 투구. 5월 등판한 5경기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고, 3패만 당했다. 빅리그 첫 등판부터 세이브를 기록한 김광현은 선발 전환 뒤에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며 순항했다. 그러나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올 시즌 한 번도 6이닝 이상 소화하지 못한 점도 황색 신호로 보인다. 빅리그 진출 뒤 첫 고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