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츠 모델 차승원 광고 이미지 이커머스 업계 대표 주자인 쿠팡과 마켓컬리가 앞다퉈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하고 있다. 양사의 빅모델 경쟁은 증시 상장과 관련한 외형 불리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등에 지고 있는 쿠팡과 마켓컬리의 계속되는 빅모델 기용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배달 앱 '쿠팡이츠'는 최근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상시키는 TV CF를 공개했다.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는 쿠팡이츠의 장점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는데, 정작 눈길을 끄는 건 출연진이다. 톱 배우 차승원을 필두로 '청춘 스타' 채수빈과 엄태구가 나란히 등장한다.
쿠팡 모델 비 '쿠팡이츠 당연한 이야기'라는 제목의 짧은 TV CF 영상은 공개한 지 약 2주 만에 조회 수 90만회를 넘어섰다. "우린 너무 돌았어"라는 차승원의 독백과 함께 펼쳐지는 영상 밑에는 출연 배우 및 세련된 CF를 칭찬하는 댓글로 가득하다.
쿠팡이츠의 종전 모델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한소희였다. 올해 새롭게 론칭한 광고는 인기 배우만 세 명이나 캐스팅하면서 모델료도 세배 이상 높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쿠팡은 지난 4월 가수 비를 10년 만에 모델로 재발탁했다. 비는 지난 2011년 지금의 아내 김태희와 함께 쿠팡 모델로 활약했다. 비는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인기 스타다. 쿠팡은 비를 앱 전면에 내세우고 로켓배송과 무료배송 혜택을 홍보하고 있다.
마켓컬리 전속 모델 박서준 마켓컬리는 올해 4월부터 인기 배우 박서준을 얼굴로 내세우고 있다. 초대 모델이자 마켓컬리를 널리 알렸던 일등 공신인 전지현에 이은 발탁이었다. 박서준은 '이태원클라쓰' '윤스테이'로 폭넓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마켓컬리 모두 전 세대에 걸쳐 인지도가 높고 예능 등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춘 톱 배우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며 "모델료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른데, 박서준과 차승원이 5억~8억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 톱모델을 '모시는' 만큼 광고선전비도 천문학적으로 쓴다.
쿠팡은 매년 수천억 원을 광고선전에 사용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쿠팡이 2018~2020년까지 지출한 광고선전비는 6000억원 안팎이다.
마켓컬리는 같은 기간 795억원을 광고선전에 쏟아부었다.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5257억원이었다. 이 기간 광고 선전비는 영업손실액의 28%에 해당하는 1500억원을 썼다. 마켓컬리의 2020년 영업손실액은 1163억원이었는데, 광고선전비로 25% 수준인 296억원을 사용했다.
양사가 빅모델을 선호하는 이유는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확보에 더 무게를 두는 경영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우리는 적자가 전략"이라고 밝힐 정도로 점유율과 거래액 증대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배달 앱 후발 주자인 쿠팡이츠의 차별화를 위해 광고선전비에 붓고 있다.
마켓컬리도 연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홍보와 외형 확대가 절실한 시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커머스 분야는 '물이 들어왔다'고 봐야 할 정도로 기업공개와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하다. 이럴 때 존재감을 드러내야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해 성장하거나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며 "쿠팡과 마켓컬리가 유독 빅모델을 기용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