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3일 도쿄올림픽 개막까지 꼭 50일 남았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해 개최 반대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는 강행 의지를 불태운다. 그 사이에서 올림픽 출전을 꿈꿔온 선수들 불안만 커지고 있다.
예정보다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7월 23일 개막한다. 하지만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 상황은 심각해 취소 가능성은 여전하다. 1일엔 신규 확진자 숫자가 다시 2000명을 넘어섰다. 도쿄도 등 9개 광역지역에 발령된 긴급사태 선언은 20일까지 연기됐다.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결과 개최 반대 의견은 60%를 넘어섰다.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지만 국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조성됐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에 대한 의지가 강경하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사람이 불안해하고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위한 대책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를 극복한 증거가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존 코츠 부위원장은 “긴급 사태가 올림픽 기간까지 연장돼도 예정대로 대회를 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선수들은 출전 여부를 두고 고민한다. 일본 테니스 간판 오사카 나오미와 니시코리 게이는 올림픽 출전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미국 농구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스테판 커리(미국)도 "무엇이 좋은 선택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 전 세계랭킹 1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대만 야구 대표팀은 프로 선수들이 예선 출전을 포기해 아마추어 선수로만 구성됐다.
특히 이번 도쿄올림픽을 그 어느 종목 선수들보다 간절하게 기다려온 종목이 있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첫 선을 보이는 스케이트보딩, 서핑, 클라이밍 등이다. IOC는 젊은 세대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대회가 무산될 경우 해당종목 첫 올림피언이 될 기회가 사라진다. 주로 10대~20대 선수가 출전하는 스케이트보딩의 경우엔 다음 대회에 출전하기 힘든 선수들도 많다.
한국 클라이밍은 여자 서채현(18)과 남자 천종원(25)이 출전권을 따냈다. 이창현 스포츠클라이밍 대표팀 감독은 "올림픽 출전이 불확실할 때도 꿈을 놓지 않고 메달을 목표로 계속 훈련했다"고 했지만 도쿄에 가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올림픽 쿼터를 확보한 여자 서핑 샐리 피치본즈(호주·31)는 "2007년 유스올림픽(금메달) 이후 내 꿈은 올림픽이었다. 출국하는 것이 두렵고, 건강한 상태로 도쿄에 갈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제일 답답한 건 카라테다. IOC는 '아젠다 2020'을 통해 개최국에 정식종목을 추가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도쿄조직위는 일본의 국기인 카라테를 포함시켰다. 그동안 유사 무술종목인 태권도에 밀렸던 카라테로서는 좋은 기회다.
카라테는 2024년 파리 대회에선 제외됐다. 언제 다시 올림픽에 포함될 지 기약이 없다. 김정균 대한카라테연맹 사무처장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 그래서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묵묵히 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카라테 강국인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전지훈련중이다. 다음 주에는 프랑스 파리로 넘어가 도쿄올림픽 최종예선(12~14일)에 출전한다. 김정균 처장은 "많으면 세 명 정도까지 출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림픽이 열린다는 기대 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야구와 럭비도 대회 개최가 간절하다. 13년만에 올림픽에 채택된 야구도 파리 대회에선 제외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통해 일었던 야구 붐이 다시 한 번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세계랭킹 31위인 럭비는 아시아 최강 일본(8위)이 개최국인 덕분에 아시아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4년 뒤에는 출전권 확보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