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SSG 선발 정수민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06.02. 승패를 떠나 우려를 자아낼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SSG 선발 정수민(31)은 2일 인천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3실점(2자책점)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팀 타선이 2회 5득점 하며 화력을 지원했지만 3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투구 수 71개(스트라이크 38개). 올 시즌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 소화를 못 하면서 불펜에 부담이 가중됐다. SSG는 7-8로 패해 4연승이 막을 내렸다.
중요한 경기였다. SSG는 최근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와 토종 에이스 박종훈이 부상으로 연쇄 이탈했다. 르위키는 대체 선수를 물색 중이고 박종훈은 2일 오후 미국으로 건너가 팔꿈치 정밀 검진을 받는다. 선발 로테이션에 발생한 두 개의 공석 중 하나를 채울 대체 선수가 바로 정수민이었다. 5월 내내 '임시 선발'로 뛴 그에게 찾아온 '정규직 기회'였다.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1회 1사 3루에서 오재일의 내야 땅볼로 처음 실점한 정수민은 2회를 볼넷 1개로 막아냈다.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3회. 추풍낙엽처럼 흔들렸다. 1사 후 호세 피렐라를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곧바로 후속 오재일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5구째 직구가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김동엽을 내야 땅볼로 잡아낸 정수민은 이원석과 김원석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배턴을 장지훈에게 넘겼다. 5-3으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볼넷을 남발하다 승리 기회를 놓쳤다.
그만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42㎞에 불과했다. 간간이 커브(3개)와 슬라이더(1개)를 섞었지만, 직구(37개)와 포크볼(30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구속이 빠르지 않고 제구까지 흔들리니 긴 이닝을 소화할 동력이 없었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정)수민이는 볼넷 비율을 줄여야 한다. 그 점만 개선되면 5~6이닝을 던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