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 복귀가 불투명하다. 대기록 달성은 기약이 없다. 두산 좌완 투수 유희관(35) 얘기다.
유희관은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앞서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21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8실점 하며 무너졌다. 두 경기 연속 5점 이상 내줬다. 시즌 성적은 2승4패, 평균자책점 8.45. 2군행을 피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유희관은 4월 등판한 4경기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9.60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33, 피안타율은 무려 0.426에 이르렀다. 잠시 반등하기는 했다. 5월 2일 잠실 SSG전에서 5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고, 9일 KIA전에서는 6이닝 동안 무실점 하며 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15일 예정이던 SSG전이 우천 순연되며 등판이 밀렸고, 이후 두 경기에서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유희관은 KIA전 승리로 통산 99승을 마크했다. 두산 좌완 프랜차이즈 투수 최초로 100승을 노렸다. 그러나 여기서 급정거했다.
재도전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두산은 선발진을 재편했다. 개막 초반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갔던 이영하가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를 오는 9일 열리는 롯데전 선발로 예고됐다. 이영하는 2019시즌 17승을 거둔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영건. 김태형 감독은 "계속 2군에 있으면 2군 선수로 머무를 수 있다"며 이영하를 다그쳤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정수도 선발 투수로 기용된다. NC로 이적한 자유계약선수(FA) 이용찬의 보상 선수로 지명된 그는 전 소속팀 NC에서도 세 차례 대체 선발로 나섰다. 그중 두 번은 5이닝 이상을 막았고,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박정수는 오는 8일 롯데전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첫 선발 등판에 나선다.
이영하가 2군으로 내려간 사이,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했던 4년 차 우완 투수 곽빈은 손톱 부상으로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는 선발로 나선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선발진에 낙오자가 생기면 곽빈이 가장 먼저 다시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대체 선발 순위에서 유희관보다 앞서 있다. 결국 유희관은 후배 투수들이 부진해야 1군 등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겨울 FA 자격을 얻었던 유희관은 지난 2월 두산과 1년(총액 10억원) 계약했다. 연봉은 2020시즌(4억 7000만원)보다 삭감된 3억원이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7억원이었다. 유희관은 배수의 진을 치고 2021시즌에 임했다.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받으려 했다. 그러나 현실은 초라하다. 개인 목표였던 9년 연속(2013~2021) 두 자릿수 승수 도전도 가시밭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