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24)가 45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른다. 상대는 화력이 달아오른 롯데다.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영하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주중 3연전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이영하는 그동안 2군에서 컨디션 조정 기간을 가졌다. 4월 등판한 네 경기에서 11점(11.40)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2019시즌 17승을 거두며 두산의 토종 에이스, 국가대표팀의 기대주로 올라선 선수다. 지난해도 선발로 완주하지 못하고 불펜으로 전환했다. 절치부심한 2021년은 반등이 예상됐다. 그러나 조바심이 엿보이는 투구가 이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5월 중순, 이영하의 6월 복귀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계속 2군에 있으면, '2군 선수'가 된다"라고 다그치며 선수의 반등을 바랐다.
두산은 최근 2연패다. 6일 SSG전에서 1-4 패전, 8일 롯데전에서는 9-18로 대패했다. 이영하가 2019시즌처럼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복귀전부터 까다로운 상대를 만났다. 현재 이영하에게 만만한 타선은 없겠지만, 유독 뜨거운 롯데를 상대한다. 이영하는 지난 4월 20일 사직 롯데전에서 3이닝 동안 8피안타(2피홈런), 4볼넷, 9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진 바 있다.
당시 이영하는 손아섭과 김준태에게 안타 2개를 맞았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손아섭은 최근 3경기 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반등세에 있다.
롯데 간판타자 이대호와 안치홍을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자 추재현은 경계 대상이다.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정훈도 전날 만루포 포함 4안타를 기록했다. 롯데는 8일 1차전에서 두산에 18-9로 이겼다.
이영하는 지난해까지 통산 롯데전 성적이 좋았다. 총 17경기(10선발)에 등판,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피안타율(0.258)도 낮은 편이다. 조정 기간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면, 충분히 호투할 수 있는 상대다.
이영하 입장에서는 등판 한 번, 한 번이 쇼케이스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듀오와 최원준 뺀 나머지 두 자리가 고정되지 않았다. 4년 차 곽빈, 이적생 박정수, 베테랑 유희관이 모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닝 소화 능력이 좋은 김민규도 잠재적 선발 후보다.
이제 이영하는 자리가 보장된 선수가 아니다. 보여줘야 한다. 안 좋은 기억을 안긴 롯데를 상대로 설욕투를 선보이면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이 굳이 9실점 하며 안 좋은 기억이 있는 롯데를 이영하의 복귀전 상대로 점찍은 의중이 있을 것이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