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무키 베츠(29)의 활약 속에 피츠버그 시리즈를 싹쓸이하며 지구 2위 자리를 굳혔다.
다저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전에서 6-3 강우 콜드 승리를 기록했다. 선발로 등판한 훌리오 유리아스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5탈삼진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9승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무키 베츠, 저스틴 터너, 코디 벨린저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6득점에 공헌했다. 투수 유리아스도 2타점 적시타로 힘을 보탰다.
이날 타선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는 베츠였다. 베츠는 지난 시즌 개막 직전에 다저스와 12년 3억6500만달러(약 4073억원)에 연장계약을 맺었지만, 연장 첫해인 올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있다. 타율 0.255 6홈런 OPS 0.813은 팀의 주축으로 충분할지 몰라도 MVP급 기대치인 베츠에게는 아쉬운 성적표다. 여전한 선구안으로 출루율은 0.366을 기록 중이지만 지난 경기까지 홈런 5개로 홈런포가 나오고 있지 않았다. 베츠는 기량이 만개한 2016년 이후 단축 시즌인 지난해를 제외하면 홈런 20개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날은 모처럼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1회 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베츠는 피츠버그 선발 미치 켈러의 3구를 받아쳐 중월 리드오프 홈런을 쏘아 올렸다. 타구 속도 106.6마일(약 171.6㎞), 비거리 417피트(약 127m)의 대형 홈런이었다. 베츠 개인에게는 통산 22번째 리드오프 홈런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5월 19일 이후 약 3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MLB를 대표하는 공수 겸장다운 호수비도 선보였다. 통산 5개의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베츠는 MLB 최고의 우익수로 꼽힌다. 베츠는 2회 말 무사 주자 3루 상황에서 카이 톰이 친 우익수 방향 타구를 포구해 아웃 카운트로 만들었다. 중요한 상황은 그다음 벌어졌다. 넓은 PNC파크 외야, 조금 비틀어진 포구 자세를 고려할 때 3루 주자 에릭 곤잘레스의 희생 플라이 득점이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베츠는 베츠였다. 포구하자마자 한 바퀴를 돌아 송구 자세를 잡은 베츠는 181피트(약 55m) 거리에서 포수 오스틴 반스에게 정확히 송구해 곤잘레스의 역전 득점을 저지하며 경기 분위기를 다저스로 가져왔다.
이날 승리로 다저스는 애틀랜타-피츠버그를 상대하는 원정 6연전을 4승 2패로 마무리하고 LA로 복귀한다. 특히 피츠버그전 3연승을 거두며 최근 피츠버그전 13연승의 좋은 기억을 계속 이어갔다. 피츠버그전 13연승은 1952년 브루클린 다저스 시절 기록했던 프랜차이즈 타이 기록이다. 전날 승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자리를 탈환한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37승 25패(승률 0.597)를 기록해 3위 샌디에이고와 게임 차이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