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등판에도 직구 최저 시속은 151㎞였다. 대부분 공은 155㎞ 부근에 형성됐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7.4km. LG 고우석(23)은 올 시즌 가장 빠르고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마무리 투수다.
올 시즌 고우석의 목표 중 한 가지는 한 달 뒤 열리는 도쿄 올림픽 그라운드를 밟는 것이다. 그는 "간절하다"라고 했다.
고우석에게 올림픽은 '꿈'을 키워준 무대였다. 그가 막 야구를 시작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열렸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는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고우석은 TV로 대표팀의 금메달 신화에 환호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라고 떠올렸다.
십여 년이 흘러 고우석도 프로에 입단했다. 2017년 LG 1차지명으로 입단한 유망주는 어느덧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10일 현재 14세이브를 올려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2.14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10, 피안타율 0.211로 안정감도 있다.
LG는 정우영과 김대유가 허리진을 탄탄히 받쳐주고, 고우석이 든든히 뒷문을 지킨 덕분에 선두 싸움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령탑은 강속구를 갖춘 마무리 투수를 선호한다. 박빙의 상황에서 등판하는 만큼 빠른 공을 앞세운 탈삼진 능력을 중요하게 여겨서다.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올 시즌 고우석의 직구 최고 시속은 지난 2일 잠실 KT전에서 기록한 157.8㎞다. 고우석은 직구를 앞세워 총 21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19개를 기록하고 있다. 9이닝 기준 탈삼진 8.14개로 아주 좋다. 그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할 때는 힘으로 몰아붙인 뒤 유인구로 승부하는 패턴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라고 했다.
현재까지 활약으로만 놓고 보면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2016년 대만에서 열린 제11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프로 입단 후엔 2019 프리미어 12에 다녀오는 등 국제 대회 경험도 있다. 꼭 대표팀 뒷문은 아니더라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그는 "대표팀에 간다는 것 자체가 정말 큰 영광이다"라며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이 내게는 간절하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곧바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고우석은 "일단 중요한 건 다음 경기입니다"라고 했다. 우선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최우선으로 꼽은 것. 이는 도쿄올림픽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