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잡을 테면 잡아 봐라’란 선행 일변도의 정직한 전법에서 탈피하고 있다. 대신 상대나 상황에 따라 추입과 젖히기는 물론, 거친 몸싸움도 마다않는 마크작전까지 구사하며 전술의 다양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 인해 흥미도 배가되고 있다.
25기 김호준(A2)은 지난 2월 전까지만 해도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 구사율이 무려 80%에서 달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내선 마크로 2위를 차지한 후 다음날은 추입을 더해 우수급으로 승급 후 첫 승을 기록했다.
우수급 김용규(A1)는 이전까지 13번의 경주에 출전해 선행 12번 젖히기 한 번으로 마크와 추입 전법은 전무했던 선수다. 하지만 해당 회차 금·토 경주에서 연거푸 마크 추입을 시도해 1위를 기록했다.
광명에서는 유다훈(A1), 부산에서는 강성욱(A2)이 이런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추입으로 기존 강자들을 제치며 연거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신인들의 작전 변화는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첫 번째는 적응기 완료다. 경륜훈련원을 졸업하면 선배들을 상대로 선행을 구사하는 데 속된 말로 데뷔 후 2년 차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몰랐던 기존 선수들의 작전도 어느 정도 파악된 만큼 더는 앞만 보고 달릴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두 번째는 등급 상승 후 생존 전략에 있다. 데뷔 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 승급을 보장받게 된다. 상대들이 점점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정직한 승부만 구사해서는 결과를 내기가 이전처럼 쉽지 않다. 프로 경륜 선수로 살아남고 더 큰 목표를 위해서 직구 아닌 변화구를 장착하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매우 현실적인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특히 25기들은 실전 경주는 몇 번 뛰어보지 못하고 휴장을 맞아 기존 선수 못지않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더 많은 상금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순위를 앞당겨야 하고 나아가 상위 등급에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작전의 변화가 언제나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기존 선수들도 한두 번 당하면 대응하기 때문이다.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신인급 선수들의 전법 변화는 지금 시점이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상대 선수와 경륜 팬들도 이런 신인 선수들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꼭 해야 한다. 또 고착화된 추리에서 벗어나 여러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