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연합뉴스 재계 맏형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대통령 경제사절단 활동을 향한 부정적인 평가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용만 회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함께 팀으로 다니며 세일즈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처지다"며 "이렇게 힘들게 다니는데 괜히 기업인들 끌고 다니는 것처럼 폄하할 때는 마음이 늘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함께 경제 외교를 펼칠 때마다 보여주기식 친기업 활동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안타까운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재 박용만 회장은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문 대통령과 스페인을 방문 중이며, 해당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박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대통령, 사절단과 함께 참 많은 나라를 다녔다. 처음에는 따라 다녔고 나중에는 비즈니스 행사를 주관하니 모시고 다녔다고 하는 것이 맞다"며 "그래도 보람이 있어 늘 기운차게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같이 한 역대 정부 모두가 그렇게 해서 오늘을 만든 것이고, 역대 정부 모두 그때마다 같은 비아냥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스페인 방문 소감. 연합뉴스 박 회장은 스페인 국왕 초청 만찬에 참여하는 것이 이번이 네 번째라고 회상했다. 약 20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방문한 것이 첫 번째다.
그는 "유럽국가들처럼 관광자원이 많지도 않고 천연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다. 미국, 중국처럼 광활한 국토에 많은 인구가 있어 내수시장으로 경제가 든든하지도 않다"며 경제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용만 회장은 2013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8년간 우리나라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며 신사업 육성과 낡은 규제의 개혁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지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정부, 국회와 소통하고 있다.
박 회장은 "내가 지지를 하건 안 하건 정치 철학이 나와 같든 다르든 중요하지 않다"며 "민주주의 헌법 절차에 따라 국민 다수의 결정으로 선택된 대통령은 그 존재 자체로 성숙한 민주국가의 상징이다"고 강조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