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공룡’ 쿠팡에 물류센터 화재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및 회원 탈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여기에 화재 지역 주민들도 분진 등의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쿠팡은 창사 이후 최대 악재를 만났다.
20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쿠팡을 탈퇴했다거나 쿠팡 앱을 삭제했다는 글 및 인증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탈퇴 방법을 공유하거나 쿠팡의 빠른 배송 서비스인 로켓와우를 대체할 쇼핑몰 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쿠팡 회원 탈퇴한다. 나 하나 탈퇴한다고 바뀌는 건 없겠지만 이 글을 읽은 다른 분이 탈퇴한다면 성공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쿠팡 반대에 나선 것은 그동안 쌓였던 부정적인 이미지가 이번 화재 사건으로 터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
쿠팡 물류센터 직원이 고강도 노동에 사망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문제의식이 커진 상황에서 대형 화재에 소방관이 순직하는 일까지 벌어져 여론이 악화됐다.
여기에 김범석 창업자가 화재가 발생한 17일 한국의 모든 직위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것이 소비자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쿠팡 탈퇴했다. 몇 년 온갖 물품 구매나 예약할 때 잘 썼고, 최근 직구가 제일 편한 곳이라 종종 이용했다”며 “하지만 물류 운영이며 배달인력 착취에 대표 대응까지 전반적으로 불매 대상이다”고 말했다.
쿠팡은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사고 있다.
이들은 아직도 회색 연기가 계속 나오고 있고 검댕들이 연소로 생긴 검은 가루인 검댕들이 논과 고랑 등 마을 곳곳에 떨어져 분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검댕들로 인해 지역의 수질 및 토양 오염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쿠팡은 이번 화재으로 인한 각종 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18일 첫 사과에 이어 20일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김동식 구조대장 유족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평생 유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분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쿠팡의 이런 대응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화재 후폭풍은 꽤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