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총수로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의 경영을 쥐락펴락하는 절대 권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CXO연구소는 23일 ‘2021년 국내 71개 기업집단 총수 임원 현황 분석(올해 5월 기준)’ 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 중 정의선 회장과 구광모 회장 2명만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타이틀을 맡고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이사회 의장 자리를 2019년 내려놓았다.
71개 그룹 중 총수가 있는 집단은 60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김범수 카카오 의장처럼 등기임원이면서 이사회 의장도 함께 겸임하고 있는 총수는 20명으로 조사됐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계열사인 코웨이에서도 사내이사를 겸임하고 있고, 두 곳 모두 이사회 의장직도 함께 맡고 있다.
세아그룹 이순형 회장, 한국투자금융 김남구 회장도 각각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맡으며 2개 회사에서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60개 그룹 총수가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23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23명의 총수가 대표이사 직함을 가진 계열사는 모두 33곳이다.
16명은 1개 계열사에서만 대표이사를 직함을 보유 중이고, 나머지 총수들은 2개 이상 회사에서 대표이사를 겸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이사 명함을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그룹 총수는 SM(삼라마이다스) 그룹 우오현 회장이다. 우 회장은 대한해운, 경남기업, 대한상선, 우방산업 등 현재 12개 계열사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 2018년에 36곳이나 되는 계열사에서 사내이사에 해당하는 등기임원 맡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3분의 1로 줄었다.
우오현 회장의 경우 12곳이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하지만 대표이사 직함을 갖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사내이사와 같은 등기임원으로는 참여하되 대표이사는 맡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가장 많은 대표이사 명함을 갖고 있는 총수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이다. 김 회장은 하림지주, 팬오션, 하림, 팜스코 4개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명함을 보유 중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3곳에서 대표이사로 활약 중이다. 현대차 정의선·한진 조원태·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등은 계열사 2곳에서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60명의 총수 중 37명은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다. 대표이사 직함이 없는 그룹 총수가 61.7%나 차지했다.
먼저 법적인 문제로 구속 수감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대표이사를 맡을 수 없는 경우가 다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이 여기에 속한다.
구속 수감된 전례가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등도 아직 대표이사 등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