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편의점의 해외 진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업계가 해외 사업장을 철수하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국내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가운데 잠재력이 큰 해외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오피스 상권에 방사사우스점을 오픈한다고 23일 밝혔다.
현지 식품 및 유통 전문 투자기업인 유나이티드 프론티어스 홀딩스와 손잡고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진출하는 것으로 이마트24의 첫 해외진출이다.
이마트24는 올해 말까지 말레이시아 내 10개 점, 5년 내 300개 점까지 개점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추가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마트24가 해외 진출에 나선 것은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와 달리 동남아·몽골 등은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CU는 2018년 발 빠르게 몽골에 진출해 현재 11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GS25는 최근 몽골에 6개 점포를 오픈하며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CU는 말레이시아, GS25는 베트남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편의점 한류'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CU가 지난 4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오픈한 1호점에는 열흘간 1만1000여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오픈 당일부터 말레이시아 CU 앞에는 100m가 넘는 긴 대기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말레이시아 CU는 전주비빔 삼각김밥, 김치참치 김밥, 서울식 소불고기 도시락, 인기가요 샌드위치 등 특색 있는 한식 메뉴를 말레이시아에서도 선보였다. 현지 언론도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막힌 상황에서 CU를 통해 한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말레이시아에 첫발을 내딛는 이마트24 또한 대부분 식사를 식당에서 해결하는 말레이시아 현지 문화에 맞춰 동시에 40명이 식사 가능한 테이블을 비치하는 등 프리미엄 인테리어로 현지화를 하고, K-푸드의 현지화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국식 컵밥 4종을 비롯해 떡볶이, 닭강정, 어묵튀김 등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K-푸드를 강화하고, 커피 등 음료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젊은 고객들이 대한민국 편의점 먹거리를 이색적이고 맛있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어 큰 호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편의점이 성장 가능성이 큰 해외로 진출하는 발걸음이 보다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2018년 이미 4만개를 넘어서면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편의점들이 해외 눈을 돌린 만큼 추후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국내 편의점이 진출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