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폭스스포츠는 29일(한국시각) ‘원맨쇼’로 승리에 앞장선 아르헨티나 공격수 메시의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이 날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날 아레나에서 열린 202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조별리그 A조 4차전 볼리비아전에서 2골·1도움으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는 전반 6분 로빙 패스로 파푸 고메스(세비야)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1-0으로 앞선 전반 33분엔 페널티킥 키커를 나서서 골망을 흔들었다. 메시는 2-0으로 앞선 전반 42분엔 페널티박스 전방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쐐기골까지 터뜨렸다. 대회 2, 3호 골을 기록한 메시는 브라질 네이마르(2골)를 제치고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크게 이긴 아르헨티나는 3승 1무(승점 10)로 2승 1무 1패의 우루과이(승점 7)를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역대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도 썼다. 이날 148번째 A매치에 나선 메시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7·은퇴)를 제쳤다.
‘축구 신의 재림’으로 불리는 메시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우승 제조기’였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이 10회,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4회다.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만 6차례 수상했다. 반면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2005년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연령별 대회 우승이 전부다.
성인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메시는 월드컵에 4회, 코파 아메리카에 5회 출전했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포르투갈)는 8번(월드컵 4회, 유로 4회) 도전 끝에 유로2016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등에서 뛴 호날두도 그 전까지는 메시와 비슷했다. 소속팀에서는 우승을 밥 먹듯 했지만, 대표팀에서는 부진했다. 1987년생 메시는 다음 코파 아메리카 때 37세다. 이번 대회가 사실상 마지막 출전이다.
메시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아르헨티나는 볼리비아전 결과와 관계없이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태였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메시는 출전을 선택했다. 에이스 겸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체력적 부담을 고려하면 드문 일이다. 아르헨티나처럼 8강 진출을 조기 확정했던 브라질은 전날 B조 최종전(에콰도르전) 때 에이스 네이마르 등 일부 주축 선수들을 쉬게 했다.
ESPN은 “클럽팀에서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메시가 대표팀에서는 성공에 이제 한발 다가섰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고 전했다. 이 같은 메시의 활약으로 아르헨티나는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아르헨티나는 1993년 이후 이 대회 우승이 없다. 당초 강력한 우승 후보는 2연속 연패를 노리는 개최국 브라질이었다.
폭스스포츠는 “이번 대회 아르헨티나의 경기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아직 무패 행진 중이고, 공격력도 날카롭다. 결승 진출이 유력하다”고 평가했다. 아르헨티나는 다음 달 4일 B조 4위 에콰도르와 4강행을 다툰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모두 패하지 않는다면 결승에서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