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달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해외 팁스터(정보유출자)들의 입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곧바로 신제품 공식 마케팅 이미지가 온라인에 유출됐다.
12일 해외 IT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팁스터 에반 블래스의 트위터를 인용해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갤럭시워치4' '갤럭시S21 FE'의 사진을 공개했다.
렛츠고디지털은 "이미 많은 정보가 흘러나와 사진이 새로운 것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에반 블래스는 여전히 놀라운 활약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미발표 제품의 사진, 영상을 온라인에 뿌리는 팁스터를 추적 중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정보를 공유하던 팁스터 맥스 잼버의 유튜브 영상이 차단됐다. 해당 콘텐트를 재생하면 '이 동영상은 삼성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인해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맥스 잼버는 "조만간 일부 유출 사진이 추가로 사라질 것이다"며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는 트윗을 올렸다.
독일 IT 매체 윈퓨처도 삼성전자가 갤럭시 신작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윈퓨처는 "최근 신제품 정보가 빠져나가는 것과 관련해 삼성전자가 공급업체에 공문을 발송했다"며 "스마트폰 정보 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에반 블래스도 트윗 일부를 삭제하도록 강요받았다. 이에 일부 유튜브 영상을 지웠다"고 했다.
에반 블래스가 이번에 올린 사진을 보면 삼성전자는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을 오는 8월 11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모바일 콘텐트 소비 추세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확산 영향으로 스마트폰 신제품 정보가 출시도 전에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과 같은 인기 브랜드는 정례 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애플 역시 정보 유출 차단을 위해 전 세계 법률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적중률이 높은 신제품 예상 디자인을 다수 선보인 렛츠고디지털의 콘셉트 디자이너 역시 이와 관련해 경고성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렛츠고디지털은 "인터넷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 작업에는 엄청난 열정이 필요한데, 애플은 그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은 2017년 '아이폰X' 시제품이 한 엔지니어의 자녀가 회사 식당에서 촬영한 브이로그에 등장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 이 엔지니어는 무선 기술 파트에서 4년간 근무했는데, 정책 위반을 이유로 결국 해고됐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