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지난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지난 8~9일 NC 1군 선수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기 때문이다. 밀접접촉차로 분류된 1군 인원만 60%가 넘었다. KBO와 이사회는 정상적인 리그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리그 구성원의 안전을 지키고, 방역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동참한다는 명분도 내세웠다.
논란이 컸다. 지난 3월 발표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는 확진자가 나와도, 2군에서 대체 선수를 콜업해 중단 없이 리그를 진행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일부 구단의 편의를 봐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NC 1군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내 사실로 밝혀졌다.
두산 원정을 위해 지난 5일 서울 소재 호텔에 투숙한 박석민·박민우·이명기·권희동은 박석민이 '지인'으로 지칭한 여성 2명과 한 방에서 술을 마셨다. '숙박 시설 정원 초과 입실 금지' 방역수칙을 위반했다. 이 자리에서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 외 5명이 모두 감염됐다. 박석민은 14일 오후 사과문을 발표했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던 박민우는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동선 확인 과정에서 허위 진술이 있었다는 의혹이 남아 있는 상황. 파문은 아직 진행형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1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약 1주일 만에 입장을 전했다. 15일 오후 사과문을 통해 "국민의 고통과 피로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의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며,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표해 사죄한다"라고 전했다. "지친 국민과 야구팬에게 위로를 드려야 할 책임이 있는 프로스포츠 선수가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으로 많은 분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선수협 입장은 다소 늦게 나왔다. 해당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이 명확하게 드러나기 전까지는 입장 발표가 조심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소문이 무성했고, 구단은 관련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선수협은 그동안 2차 드래프트. 연봉 조정 신청 등 선수 권익 관련 이슈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확진자가 나온 자체만으로 선수협에서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했다.
양의지는 난감한 입장이다. 그는 선수협 회장이자 NC 소속이다. 소속팀 관련 사태이기에 대응이 기민하지 않았다는 눈초리를 받을 수도 있었다. 선수협은 올해 초, 등록되지 않은 선수 대리인(에이전트)이 자유계약선수(FA) 협상을 진행, 규정을 위반한 사례에 대해서도 입장을 뒤늦게 내놓았다. 대응도 미온적인 편이었다. 해당 에이전시 중에는 양의지의 소속 에이전시도 있었다.
양의지는 NC의 주장이기도 하다. 소속 선수 4명이 리그 전체에 민폐를 끼쳤고, 사회적으로도 큰 물의를 일으켰다. 양의지도 피해자 중 한 명이지만, NC 선수단 리더로서 책임이 없지도 않다. 선수단 내 수칙 위반을 경계하는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다.
양의지는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 주전 포수가 유력하다. 젊은 투수가 많은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 연달아 불미스러운 이슈가 나온 탓에 대표팀은 성적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NC 사태 후폭풍도 감당해야 한다. 몹시 난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