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은 경주마들에게도 혹독한 계절이다. 말들 역시 더위를 먹으면 땀이 과도하게 나거나 호흡도 거칠어져 경주 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말들의 체력 유지와 컨디션 관리가 필요한 요즘, 식단 관리부터 특별한 관리법과 여름 보양식까지 경주마들의 여름나기를 들여다봤다.
김동균 조교사(52조)는 “말들의 체력 관리에 있어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말 수영장에서 훈련하는 것도 효과적이지만 무엇보다 말들의 특성에 맞춘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위에 취약한 말들은 사람처럼 샤워를 자주 시키며 열을 식혀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며 운동 강도도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더위를 심하게 타는 말들의 경우는 기승 조교 때 새벽 시간 앞쪽에 집중해서 배치하는 방법을 활용해 체력 안배에 신경 쓰고 있다.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병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여름철 습한 환경에서는 단순히 물로만 씻기는 게 아니라 비누나 말 샴푸를 활용해 청결을 유지하고 털도 미리 깎아 곰팡이 등 피해에 대비한다고 한다. 그는 “특히 털 속 피부들에 가려진 묵은 때들이 있을 수 있어 솔로 꼼꼼히 씻어줘야 각종 피부병을 예방할 수 있다"며 "요즘은 사료가 워낙 잘 나와서 마방마다 다르긴 하지만 따로 보양식을 먹이기보단 사료 배합에 더 신경 쓰는 편”이라고 말했다.
정호익 조교사(10조) 역시 여름철 말 관리에는 다양한 노력과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름철 더운 날씨에 발생하기 쉬운 열사병에 걸리면 말들은 폐 손상의 위험이 있다"며 "선풍기와 미스트 등을 활용해 바깥보다 4도에서 5도 정도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얼음이나 차가운 물들을 계속 뿌려주며 열을 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름철이라고 별도의 보양식을 챙기기보다는 사시사철 항시 챙기는 편이다. 정호익 조교사는 “장어를 십전대보탕으로 내려서 먹이거나 홍삼과 홍삼박 등을 주로 활용한다"며 "홍삼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데, 면역력이 좋아지면 감기 등 폐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마사회 또한 혹서기 말 사양 환경 개선을 위한 대비에 분주하다. 장마철을 맞아 경주마사 주변 배수로와 우수관 등을 정비해 비 피해를 예방하고 경주마사에 노후한 대형 환풍기들을 일제 정비해 내부 온도 저감을 위한 노력에 힘쓰고 있다. 30도를 넘나드는 날씨에 대비해 마방 별 개별 미스트 또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