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와 이병헌은 17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칸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폐막식에서 각각 심사위원과 여우주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다.
송강호는 심사위원장인 미국의 스파이크 리(Spike Lee) 감독을 비롯해 프랑스 배우 마티 디옵(Mati Diop), 미국 여배우 매기 질렌홀(Maggie Gyllenhaal), 오스트리아의 예시카 하우스너(Jessica Hausner) 감독, 프랑스 배우 멜라니 로랑(Melanie Laurent), 브라질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Kleber Mendonsa Filho) 감독, 프랑스 배우 타하르 라힘(Tahar Rahim) 등 8명의 심사위원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폐막식에 함께 했다. 진중한 표정으로 모든 시상자와 수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그는 직접 감독상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그는 개막부터 함께한 축제의 여정을 뜻 깊게 마무리했다.
여우주연상 시상을 맡은 이병헌은 "봉주르"라고 인사하며 "여기에 오게 돼 기쁘다. 수상자 모두 축하드린다"며 서툴지만 차분하게 불어로 이야기를 이어가 폐막식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유창한 영어로 "칸 영화제는 나에게 아주 특별하다. 봉준호 감독이 영화제를 열었고, 송강호가 심사위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덴마크 요아킴 트리에(Joachim Trier) 감독의 '더 워스트 펄슨 인 더 월드(THE WORST PERSON IN THE WORLD'에 출연한 배우 르나트 라인제브(Renate Reinsve)에게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건넸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프랑스 출신 감독 줄리아 듀코나우(Julia Ducournau)의 공포 영화 '티탄(Titane)'에게 돌아갔다.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은 이로써 황금종려상을 받은 두 번째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심사위원대상은 이란 출신 아쉬가르 파라디(Asghar Farhadi) 감독의 '어 히어로(A Hero)'와 핀란드 주호 쿠오스마넨(Juho Kuosmanen) 감독의 '컴파트먼트 넘버.6(COMPARTMENT NO. 6)가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아네트(Annette)'로 돌아온 프랑스의 거장 레오 카락스(Leos Carax)였다. 호평 받았던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각본상을 품에 안았다. '더 워스크 펄슨 인 더 월드'의 르나트 라인제브가 여우주연상을, 호주 출신 저스틴 커젤 감독의 '니트램(Nitram)에 출연한 케일럽 랜드리 존스(Caleb Landry Jones)가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스라엘 나다브(Nadav Lapid) 라피드 감독이 만든 '아헤드의 무릎(Ahed’s Knee)'과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쿤(Apichatpong Weerasethakul) 감독의 '메모리아(Memoria)'가 심사위원상의 주인공이 됐다. 명예 황금종려상은 이탈리아의 거장 마르코 벨로치오(Marco Bellocchio)에게 돌아갔다.
한국 영화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는 올해 신설된 섹션인 칸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시네파운데이션(La Sélection de la Cinéfondation) 2등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