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2021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텍사스와의 홈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1볼넷·4탈삼진·무실점 호투하며 토론토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승수를 추가하며 시즌 9승을 마크했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승수(14승)에 다가서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56에서 3.32로 낮췄다.
류현진은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하며 우려를 줬다. 7월 등판한 2경기도 한창 컨디션이 좋았던 4·5월에는 미치지 못했다. 후반기 첫 등판도 로비 레이에게 내줬다. 이런 흐름 속에서 건재를 과시하는 호투를 보여줬다. 주무기 체인지업은 한층 날카로워졌고, 포심 패스트볼의 구위도 좋았다. 세 차례 실점 위기도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경기 뒤 류현진은 "구속이 다른 날보다 잘 나왔다. 올스타 브레이크에 불펜 피칭을 하면서 투수 코치와 팔 각도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스피드가 빨라졌고, 각도도 날카로워졌다. 특히 체인지업이 가장 좋았다. 제구도 잘 됐고, 구속도 빨라졌다. 헛스윙을 많이 유도했다"라고 반겼다. 체인지업은 고전했던 6월, 류현진이 보완 과제로 꼽은 구종이다.
류현진은 "가장 좋은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폼에서 나와야한다. (이전과 달리) 오늘은 그런 투구가 됐다. 안 좋았을 때는 다른 구종을 구사할 때보다 팔 스윙이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팔 각도가 올라갔을 때는 내려서 찍어 던지기 때문에 구속도 더 나온다. 앞으로도 이렇게 던질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체인지업의 로케이션과 구속이 원하는대로 나오다 보니 상대 타자들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이와같은 기류를 포착, 허를 찌르는 볼 배합으로 텍사스 타자들을 제압했다. 경기 뒤에도 "체인지업을 노리는 타자들에게 다른 구종을 던져, 약한 타구나 빗맞은 타구를 유도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도 "체인지업이 최근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 중 가장 좋았다"고 했다. MLB닷컴은 "류현진이 전성기 모습으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 돌입한 토론토에 기쁜 소식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