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 인수전에 국내 대기업과 중국 기업이 참여한다는 소식으로 뜨거웠지만 신세계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거품이 빠지고 있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지난 16일 휴젤 인수 여부와 관련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 검토 사항으로 휴젤 지분 인수를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휴젤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와 필러 등을 제조해 판매하는 기업이다. 2009년 식약처로부터 미간주름 개선 등에 사용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받아 판매 중이다. 2016년부터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휴젤의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은 42.9%의 휴젤 지분을 최대 20억 달러(약 2조200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도 휴젤의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다. 화장품과 뷰티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고려했지만 비싼 인수가에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국 기업이 휴젤의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정보는 투자은행(IB) 업계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휴젤의 대주주 베인캐피털은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손잡고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IB 업계의 인수전과 관련한 정보를 흘리면서 매각가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기업의 인수전 가담 소식에 휴젤의 주가는 20만원 초반에서 27만8000원까지 솟아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기업가치 본질과는 별개로 몸값이 높아지면서 신세계와 GS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도 휴젤의 인수전에 한 발 물러선 상태다. GS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 단독으로 인수에 나서는 게 아니라 컨소시엄을 이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젤의 고평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매출 5000억원대의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에 매각될 당시 규모가 1조3100억원이었다. CJ헬스케어(현 이노엔)은 케이캡이라는 유망한 신약을 보유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보톡스에 강점을 나타내지만 헬스케어로의 사업 확장성은 제한적이다. 매출 2000억원대 기업 인수를 위해 2조원 이상의 인수 금액은 고평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