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랑종(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에서 대를 이어온 무당 님 역을 맡아 열연한 싸와니 우툼마는 19일 국내 취재진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과 호흡한 소감에 대해 "감독님의 전작 '원 데이'에 출연한 경험이 있지만 그땐 워낙 단역이었기 때문에 나오는 신이 많지 않았다. 딱 하루 촬영했다"고 운을 뗐다.
사와니 우툼마는 "내가 연기 외 영화 스태프로도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뒤에서 감독님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며 구경하는 정도였다"며 "개인적으로 감독님의 빅 팬이고 너무 좋아하는 감독님이었는데 함께 오랜시간 작업하면서 의사를 전달함에 있어 분명하게 말씀 하시는 분이라는걸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지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뿐만 아니라 팀 커뮤니케이션도 완벽했다. 본인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의사를 표시했다"며 "그래서 연기를 함에 있어 감독님이 원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는건, 항상 캐릭터에 대해 조언해 주셨고 현장에서도 배우가 그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해 주셨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영화에서 보여준 놀라운 현실적 연기에 대해서는 "이 또한 감독님에게 감사 드리고 싶은 부분이다"며 "내가 요리 재료였다면 감독님은 요리사였다. 내가 몇 년 전 경험한 무당은 님의 분위기와 굉장히 비슷했다. 평소에는 일반적인 사람 같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었다. 무당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 중엔 사실 사이비도 있지 않나. 내 개인적인 경험을 녹여 님을 완성할 수 있도록 감독님도 함께 고민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또 "연기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명확하게 표시돼 있었고 감독님의 의도도 정확하게 전달됐다. 연기를 하면서 길을 잃을 위험은 전혀 없었다"며 "내가 연기 경험이 많은 편인데, 제일 중요한건 어쨌든 '촬영할 때 캐릭터가 잘 표현하느냐'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조언 덕분에 매 순간 충실히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극중 님은 바얀 신을 섬겨온 가문의 대를 이어 무당이 된 인물로, 신내림을 거부한 언니 대신 선택을 받아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고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깃든 병을 치유하는 무당으로 살아가고 있다. 형보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이것이 마티얌, 즉 신내림과 관견돼 있다고 의심한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전작 '원 데이'에도 출연한 싸와니 우툼마는 무대의 여왕이라 불리는 베테랑 배우로 '랑종'에서 실제 무당이라 생각될 만큼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낯설지만 평안하면서도 묵직한 존재감은 영화 시작부터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내며 현실과 극적 판타지를 넘나들게 만든다.
'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국내 개봉 후 첫날 13만 관객의 선택을 받았고, 4일만에 손익분기점 4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작품상을 비롯해 해외 50개국 판매를 이뤄내며 신들린 문제작임을 확인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