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수리하는 모습. 애플 제공 삼성전자가 해외 통신사와 협업해 내년 배터리 탈착식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친환경을 주된 이유로 들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수리할 권리' 운동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도이치텔레콤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삼성전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친환경 5G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이 제품은 쉬운 수리를 보장하며, 탈착식 배터리를 포함했다. 2022년 말 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마지막 배터리 탈착식 스마트폰은 2014년 출시한 '갤럭시S5'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내 출시 계획을 묻자 "발표한 것 외 구체화한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며 "친환경 정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배터리 탈착식 스마트폰 팬텍 '베가 넘버6'. IS포토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인 만큼 당연한 활동으로 보이지만, 수리할 권리를 두고 커지고 있는 해외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대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리할 권리란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가 직접 고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자동차는 마모된 타이어를 직접 교체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배터리를 바꿀 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설명서는 보다 쉽게 바뀌어야 하고, 기업이 인증한 곳 말고도 사설 수리업체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예외는 아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업들의 공정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반독점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애플 등 기업이 사설 수리업체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소비자가 제품을 수리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에 대한 수리할 권리 보장 계획을 발표했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는 유튜브에서 '수리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캡처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지난 8일 유튜브에서 "기업은 수리할 권리의 확산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제할 수 있는 힘과 직결되며, 이는 곧 매출과 이어지기 때문이다"며 "더는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신에게 소유권이 넘어온 제품이다. 무엇이 옳은지 생각할 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70~1980년대 컴퓨터 붐을 몰고 온 '애플2'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당시에는 수정과 확장이 가능했다. 덕분에 소문자를 표현하는 법을 찾고, 직접 하드웨어도 추가했다"며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에는 많은 이점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