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 선발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 사진=게티이미지 마커스 스트로먼(30·뉴욕 메츠)이 완벽투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스트로먼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8이닝 1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호투했다. 스트로먼의 호투에 힘입어 메츠가 7-0으로 승리하면서 스트로먼도 시즌 7승(8패)을 기록했다.
기록이 말해주듯 이날 스트로먼의 투구는 완벽했다. 이날 신시내티 타자들은 스트로먼을 상대로 단 한 번도 2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1회 말 선두타자 조나단 인디아가 사구로 출루했지만 스트로먼은 후속 타자 제시 윈커 병살타로 처리한 후 타일러 스티븐슨을 잡아 세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2회 말을 삼진 2개를 포함한 삼자범퇴로 마친 스트로먼은 3회에도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 말 아리스티데스 아퀴노가 1루타로 출루하긴 했지만 후속 타자인 카일 파머를 직선타, 제프 호프먼을 포수 땅볼 포스 아웃, 인디아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다.
4, 5, 6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친 신시내티 타선은 7회에야 안타나 득점이 아닌 볼넷으로 겨우 1루를 밟아볼 수 있었다. 스트로먼은 윈커에게 투수 땅볼, 스티븐슨에게 우익수 뜬공을 잡아 2사를 먼저 만든 이후 선구안의 달인 조이 보토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스트로먼은 이내 타일러 네이퀸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번에도 실점 없이 막아냈다. 8회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끝낸 스트로먼은 9회에야 쥬릭스 파밀리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임무를 완료했다. 8이닝 동안 투구 수는 90개에 불과했고 60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이날 경기 후 스트로먼은 “오늘 같은 경기를 매번 등판할 때마다 기대한다”라며 “그게 내 목표다. 그게 기준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기쁘게 느껴지진 않는다”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스트로먼은 선발투수로서 불펜 부담을 줄여준 것에 만족했다. 그는 “분명 지난 몇 경기 동안 불펜 투수들이 고생했다”라며 “언제가 됐든 등판해서 그들을 돕고 경기에 길게 나설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라고 밝혔다.
상대 감독도 스트로먼의 투구에 찬사를 보냈다.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은 이날 패배 후 “상대가 좋았다”라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스트로먼의 투구는 움직임이 심했고 완급 조절도 아주 좋았다”라고 스트로먼의 투구를 칭찬했다.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메츠에 스트로먼의 호투는 단비와 같다. 특히 제이콥 디그롬, 조이 루체시, 데이빗 피터슨 등 최근 마운드 이탈이 심한 상황에서 스트로먼이 에이스 자리를 대신하는 중이다. 스트로먼은 “(이닝 소화가) 가장 큰 목표다”라며 “올해는 긴 시즌이다. 우리 팀이 얼마나 고생하고 있고 얼마나 많은 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는지 다들 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언제든 선발투수들이 길게 던져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시즌 전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입지다. 스트로먼은 2019년 메츠가 포스트시즌을 노리기 위해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투수다. 그러나 그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이듬해에는 FA 자격을 충족하자마자 코로나19를 이유로 옵트아웃을 선언해 팬들의 빈축을 샀다. 이어 올 시즌을 앞두고는 이적을 암시해놓고 퀄리파잉 오퍼(QO)를 수락해 잔류하는 기행으로 팀의 원조 에이스 디그롬, 트레이드로 영입된 카를로스 카라스코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뚜껑을 연 지금 스트로먼은 메츠의 지구 선두의 1등 공신으로 활약 중이다. 평균자책점 2.59로 여느 팀 에이스 못지않고 111⅔이닝으로 전체 20위, 팀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도 부상 없이 가장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선발 등판 21경기로 리그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부상 악령에 시달리는 메츠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