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종'은 태국 산골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영화다.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님
첫 번째 결정적 장면은 형부의 장례식장에서 님이 처음으로 조카 밍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순간이다. 장례식장 일손을 돕던 님은 밍으로부터 엄마 노이의 옷을 챙겨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이때 님의 팔을 스친 밍에게서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낀 님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이상한 기운이 남아있는 자신의 팔을 어루만져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대를 이어 조상신을 모셔온 무당 님이 자신의 가문에게 생긴 미스터리한 현상과 밍의 증세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극 초반부터 높은 몰입도를 선사한다.
믿어오던 신념을 바꾼 노이
두 번째 결정적 장면은 님과 노이가 조상신인 바얀신을 찾아가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다. 이상 증세가 발현된 딸 밍의 상태가 점차 심각해지자 무당이자 동생인 님과 함께 바얀신 석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노이의 모습은 신내림을 거부한 채 독실하게 하느님을 섬겨온 과거와는 상반된 노이의 굳은 결심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이로써 영화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을 예고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이렇듯 오직 딸 밍을 지키기 위해 오랜 신념을 바꾼 노이의 애틋한 마음은 이들 가문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님의 노력과 맞물려 한층 높은 스릴을 전한다.
마지막 의식을 치르기 위해 폐공장으로 향하는 인물들
마지막 결정적 장면은 퇴마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폐공장으로 향하는 장면이다. 밍의 이상 증세를 낫게 하고자 마지막 의식을 준비하는 이들은 결연한 모습으로 복면을 쓴 채 차에 올라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호기심을 증폭시키며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스릴과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특히 이 장면은 복면부터 청동색 차 뒤에 적힌 ‘이 차는 빨간색이다’라는 문구 등 영화를 모두 관람한 후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해볼 수 있는 복선이 곳곳에 깔려 있어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처럼 관객들의 흥미를 이끌고 있는 결정적 장면을 공개한 '랑종'은 관객들의 끊임없는 해석과 리뷰를 이끌며 올여름 극장가를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