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축구 뉴질랜드 대항전에서 패배한 뒤 상대편 선수의 악수를 거부한 이동경(울산) 선수를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옹호 입장과 "매너에서도 졌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일본 가시마 스타디움에서는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한국-뉴질랜드전이 진행됐다. 이날 한국대표팀은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뉴질랜드에 0-1로 패배했다. 후반 26분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30·번리)가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우드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동경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이동경은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왼손을 우드의 손에 툭 갖다 댔다.
악수를 거절당한 우드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중계 카메라를 타고 이 모습이 알려지면서 이동경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었다.
일부 축구 팬들은 “축구도 지고, 매너도 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MBC 해설위원으로 나선 안정환 역시 “매너가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
일부 축구 팬들은 이동경의 인스타그램으로 가 ‘프로답지 못하다’ ‘실망스럽다’는 댓글을 달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동경이 2017년 12월 3일에 올린 마지막 게시물을 중심으로 “실력이 없으면 매너라도 있어야 한다” “나라 망신이다. 부끄럽다” “경기뿐만 아니라 인성에서도 졌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순간 분한 마음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패배 후 솔직한 감정이 드러났을 뿐 과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 “이번 일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란다”고 이동경을 두둔하기도 했다.
특히나 이날 경기에서 후반부에 이동경의 중거리 슛이 막히면서 아쉬움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거리두기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상대 선수와 하이파이브, 악수, 포옹 등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한편 한국은 이날 패배로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