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18·서울체고)가 27일 오전 10시 43분에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다. 메달은 물론 아시아신기록도 세울 수 있는 페이스다.
문제는 체력 회복이다. 황선우는 25일 저녁 예선에서 한국신기록(1분 44초 62)을 세우면서 전체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그런데 26일 오전 준결승에서 1분 45초 53으로 전체 6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1초 가까이 느려졌다. 150m까지는 몸이 무거운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마지막 50m 구간에선 다른 선수들에게 뒤처지지 않고 스피드가 붙은 모습이었다. 레이스를 하면서 몸이 풀렸다.
반나절 만에 기록이 약 1초 느려진 건, 전력을 다해 레이스를 펼치고 휴식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3년간 후보 선수군에 있던 황선우를 가르쳤다. 성장속도는 굉장히 빨랐지만 회복력이 떨어지는 게 아쉬웠다. 예선과 준결승에서 기록 차가 컸던 것도 몸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선우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다행히 결승은 준결승을 치르고 24시간이 지나 열린다. 회복력이 느린 황선우도 체력을 회복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아시아신기록 쑨양(중국)이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분 44초 39다. 황선우의 최고기록과 0.23초 차이가 난다. 지금 페이스에 완전히 회복한 황선우라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100m를 50초대에 돌면 승산이 있다. 다른 선수들의 준결승 기록을 봤을 때, 1분 43초대가 나온다면 메달도 딸 수 있다. 금메달도 가능하리라 본다.
그런데 황선우는 이날 오후 7시에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7시 58분에는 남자 자유형 계영 800m에 연달아 출전한다. 하루에 3종목 레이스를 펼쳐야 해서 체력 부담이 가장 심한 날일 것이다. 오전에 자유형 200m 전력을 다한다면 8~9시간 후에 열리는 2경기에선 몸이 무거울 것이다. 그런데 오전에 자유형 200m 결과가 좋다면 '각성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몸은 무거워도 기분이 좋아 컨디션이 평소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오히려 저녁 경기에서도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