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빈은 27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태권도 여자 67㎏초과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30)에 7-10으로 져 은메달을 땄다. 앞서 이다빈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비안카 워크던(영국)을 25-24로 꺾었다. 22-24로 뒤진 종료 직전 왼발을 상대 얼굴에 꽂았다. ‘1초의 기적’이란 말이 나올 만큼 명승부였다.
알고 보니 이다빈의 왼발은 불과 3개월 전에 수술 받은 다리였다. 이다빈은 “제가 1월에 발목 수술을 받았는데 그 수술이 잘못되면서 4월까지 훈련을 못하고 쉬기만 했다. 움직이면 발목의 혈관이 빨갛게 부어 오르고 걷는 것도 안됐다. 4월말 쯤에 다시 수술을 하게 됐다. 5월, 6월, 7월 훈련하면서, 남들보다 늦은 시간을 준비해서 나오게 됐다”고 했다.
수술 받은 다리에 대해 “왼발이었다. 4강 때 왼발로 얼굴을 가격했다”고 했다. ‘수술한 다리로 통증이 없었냐’는 질문에 “여기로 출발하기 전날에도 발등 부위에 주사를 맞고 왔다. 걱정도 되고, 사실 왼발로 차는 게 무서운 게 있었다. 통증이 있어서. 잘 버텨준 왼발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심적 부담에 대해 이다빈은 “발목이 아파서 훈련 하지 못했을 때는 (다른사람이) 훈련하는 걸 못 보겠더라. 저도 빨리 준비해서 금메달을 따고 싶은데. 시간 촉박하다 생각하니 많이 불안했던 것 같다. 수술 후에는 회복력 좋았고, 훈련 참여 자체가 기쁨이었다. 그렇게 최대한 빨리 잘할수 있는 걸 찾아 훈련에 임했다”고 했다. 공격적인 태권도를 펼친 이다빈은 “제가 원래 플레이하는게 공격적인 면들이 많다. 신장도 외국 선수에 비해서 작은 편이다. 많은 움직임으로 파고들어 접근해서 한다. 준결승 때는 잘나왔는데, 결승에는 원하는 플레이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이다빈은 태권도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한. 그는 “준결승에서 난타전을 했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은 재미 있었을거라 생각한다. 점수가 엎치락뒤치락, 비디오 리플레이와 얼굴 공격도 많았다.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는 경기를 미리 보셔서, 결승에 재미 없을까봐 걱정도 되더라”며 해맑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