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금메달은 없었다. 일본이 5년 동안 칼을 갈고 준비한 끝에 2회 연속 소프트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소프트볼 결승에서 미국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철저한 준비 덕분이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28일 “일본 소프트볼의 젊은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5개년 계획이 꽃을 피웠다”라며 소프트볼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대표팀의 준비 과정을 소개했다.
시작은 2014년 추가 종목 제안 개혁안이었다. 일본 소프트볼협회는 2014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개최지가 지정 종목 추가를 제안하는 개혁안을 승인하자마자 재빠르게 움직였다. 이어 2016 8월 소프트볼 부활이 공식 결정되자 협회는 본격적으로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신인 발굴부터 출발했다. 광범위한 후보군을 수집해 조사했다. 마이니치는 “협회는 일본 리그 감독, 대학 관계자에 추천을 의뢰해 24세 이하 후보 선수 144명을 모았다”라며 “2015년 4월 선발회에서 이들을 34명으로 좁혔고 1군과 별도로 신인 중심인 두 번째 팀을 편성해 국내 합숙, 해외 원정을 별도로 실시했다”라고 전했다.
신인 육성의 성과는 확실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대회 홈런 3개인 후지타 야마토와 주전 포수 아가츠마 하루카 등 6명이 이 과정을 거쳐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했다”라고 전했다.
1군 팀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렸다. 마이니치는 “국가 등이 지원하는 보조금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사라진 이후 서서히 감액되어 지난 2013년 2400만엔까지 떨어졌다”라면서 “당시 합숙조차 실시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복귀가 확정된 2016년 약 7500만엔, 2019년에는 약 1억6600만엔까지 보조금이 대폭 증가했다.
투자에 따라 인프라도 바뀌었다. 매년 170일 가량, 총 3년간 합숙을 통해 선수 선발과 육성을 진행했다. 또 상대팀, 특히 소프트볼 최강자 미국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야바타 신스케 일본협회 선수강화본부장은 마이니치와 인터뷰를 통해 “결국 미국이다”라며 “미국을 이기지 않으면 금메달은 없었다”라고 미국 분석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매체는 협회가 영상 분석 및 변화구 재현이 가능한 배팅 머신, 공 궤도 확인이 가능한 VR 기기 등을 활용해 미국 상대 대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한 만전의 준비는 결승전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일본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미국을 꺾으면서 13년만에 다시 금메달을 따냈다. 매체는 야바타 본부장의 발언을 인용해 “공평, 객관성을 담보하면서 조직적으로도 깔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협회의 장기적인 안목과 세심한 대처가 올림픽 무대에서 꽃을 피웠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