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3)의 마지막 올림픽, '라스트 댄스'.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연경의 한마디가 팬들을 울렸다.
세계 랭킹 14위 한국은 2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랭킹 7위' 도미니카공화국에 세트 스코어 3-2(25-20, 17-25, 25-18, 15-25, 15-12)로 승리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20점을 쏟아냈다. 박정아와 김희진이 16점씩 지원 사격에 나섰다.
승리 후 SBS 김사니 해설위원은 김연경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김연경 선수가 조심스럽게 내게 이야기했다"며 김연경이 "언니, 나 많이 준비했어. 보여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김사니는 "오늘 보여줬다. 너무 잘해줬다"라며 김연경의 활약을 칭찬했다.
한국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도미니카공화국을 꺾었다. 대망의 5세트, 9-9 동점 상황에서 김연경의 완벽한 블로킹이 터졌다. 김연경은 서브에이스까지 기록했고, 양효진의 블로킹 득점에 힘입어 12-9 한국이 순식간에 분위기를 탔다. 한국은 박정아의 득점으로 짜릿한 승리를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날 경기를 중계한 MBC의 황연주 해설위원 또한 김연경의 투혼과 간절함에 눈물을 보였다. 김연경은 뒤처져 있던 4세트 선수들에게 "해보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라는 주문을 걸었고, 김연경과 오랜 기간 함께했던 황연주는 "경기를 이기고 지고가 아닌 그 목소리가…."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는 무엇보다 한국의 '8강행'에 청신호를 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올림픽 여자배구는 A, B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6개 팀 중 상위 4팀이 8강에 올라선다. 한국은 브라질(3위), 세르비아(10위), 일본(5위), 도미니카공화국(7위), 케냐(24위)와 함께 A조에 속해 있다.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했지만, 케냐와 도미니카공화국을 차례로 꺾고 2승 1패를 만든 한국은 다가오는 31일 일본과 한일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