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양궁대표팀 안산(20·광주여대)이 "(페미니스트) 이슈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옐리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꺾고 사상 최초로 3관왕을 차지한 안산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이슈를 인지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앞서 안산은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딴 뒤 갑작스러운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산이 과거 소셜미디어에 ‘웅앵웅’, ‘오조오억’ 등 남성 혐오 표현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또 다른 네티즌들이 "안산은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여대를 다닌다"면서 "페미니스트라는 증거"라고 거들었다.
이런논란에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 같은 댓글이 수천 건 올라오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이례적인 양상에 AFP통신 등 외신은 “안산의 짧은 머리가 일부 한국 남성들의 ‘온라인 학대(Online abuse)’ 대상이 된 뒤, 안산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치권과 연예계도 안산을 옹호하고 나섰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과거 짧은 머리 시절 사진을 올리고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 짧은 머리, 염색한 머리,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라고 적었다.
배우 구혜선도 짧은 머리 사진을 올리고 “저는 남성과 여성에게서 태어난 여성이다. 또한 남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대한양궁협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안산의 심리상태를 걱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안산은 이런 '페미니스트 논란'에 대해 특별한 답변을 밝히지 않아 왔다.
이날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서도 안산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경기력 외에 관한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다"고만 말했다.
그러나 안산은 도핑테스트 이후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페미니스트 논란) 이슈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면서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응원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