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멕시코에 3-6으로 졌다. 한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진출을 노렸지만 허무하게 졌다.
멕시코 개인기와 기술에 한국 수비진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동경(울산)이 전·후반에 한 골씩 만회했다. 이동경 별명은 ‘도쿄 리’다. 이름이 올림픽 개최지 도쿄의 한자 독음 ‘동경’과 같아서다. 하지만 이동경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측면수비수 김진야를 윙포워드로 올리고, 황의조(보르도)와 이동준(울산)을 선발로 내세웠다. 온두라스와 3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을 때와 비슷한 전술이었다.
‘강 대 강’으로 나섰지만 한국은 전반에만 3실점했다. 멕시코가 전반 11분 베가의 크로스를 로모가 헤딩으로 떨궈줬고, 이 공을 마틴이 재차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이동경이 전반 20분 아크 오른쪽에서 한 번 접은 뒤 주특기 왼발 중거리포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하지만 전반 30분 베가의 침투패스를, 로모가 완벽한 첫 터치 후 논스톱슛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전반 38분 강윤성(제주)의 푸싱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돼, 코르도바에게 세 번째 골을 내주며 전반을 1-3으로 마쳤다. 리듬을 탄 멕시코의 기세는 대단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전반 막판 이동경의 슛이 골키퍼 오초아 손 맞고 골대 맞은 장면이 아쉬웠다. 후반 6분 이동경이 문전에서 강력한 왼발슛으로 2-3을 만들었다. 하지만 곧바로 프리킥 상황에서 마틴에게 또 헤딩 골을 내줬다. 비디오판독(VAR)을 했지만 상대 득점이 인정됐다.
한국 수비수들이 너무 덤벼들고 앞만 봤다. 계속해서 수비 뒷공간을 내줬다. 또 후반에 코르도바에게 왼발 중거리슛을 얻어맞았다. 이어 에두아르도에 6번째 실점을 내줬다.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불발 된 중앙수비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떠오르는 한 판이었다.
멕시코는 이미 조별리그에서 8골을 몰아쳤고 7명이나 골 맛을 봤다. 한국은 마틴, 로모, 코르도바 등에게 실점했다.
한국은 중원을 거쳐가는 공격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강인이 후반에야 교체투입됐지만 이미 넘어간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다. 백전노장 골키퍼 오초아의 벽은 높았다. 후반 추가시간에 황의조가 헤딩골을 만회했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멕시코에 2승2무였지만 이번에 첫 패배를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