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한국 여자골프 별칭은 ‘어벤주스’다. 박인비(33)·김세영(28)·고진영(26)·김효주(26)가 머리를 맞댄 결과다. “팬들이 어벤져스(히어로 영화)라고 하시는데, 달콤해 보이고도 싶은 마음에 주스를 더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5년 전 리우올림픽보다 이번 멤버가 더 강하다. 넷이 합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5승, 메이저대회에서만 11승을 거뒀다. 넬리 코다, 제시카 코다 등이 출전한 미국(28승, 메이저 3승)을 압도한다. 여자골프 경기는 4일부터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648야드)에서 열린다.
박인비는 2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창창한 후배들이 받쳐주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다들 컨디션이 좋다.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꽂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LPGA 투어 21승을 달성한 박인비는 “진열장에 있는 올림픽 금메달을 보며 하나 더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왔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는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부활한 여자골프 금메달을 땄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업적이다.
박인비는 2019년 무관에 그쳤고, 지난해 랭킹이 17위까지 떨어졌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며 기회가 왔다. 지난 3월 KIA클래식에서 우승하는 등 LPGA 톱10에 7번 들었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다른 대회보다 부담감이 훨씬 크게 느껴진다”면서도 “두 번째 출전이라 그런지 리우 대회 때보다 마음이 좀 편하긴 하다. 5년이 지나 몸이 늙은 게 변수일 수 있지만, 부상 없이 보통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다는 것이 큰 차이”라고 했다.
가스미가세키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깊은 편이다. ‘컴퓨터 퍼트’를 지닌 박인비가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다. 박인비는 올 시즌 LPGA 투어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4위(28.77개)다. 지난 1일 끝난 남자부 경기에서도 퍼트에 메달 색이 갈렸다.
박인비는 “한국과 일본의 거리가 가까워 (이동 부담을) 얕잡아봤는데, 공항 입국 프로세스와 골프장 이동 시간이 길었다. 더위와 체력을 고려해 하루에 9홀만 돌며 코스를 익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코스 공략에 대해 그는 “리우 코스(6245야드)보다 이번 코스 전장이 더 길다. 남자부 경기를 봤을 때와 달리 그린이 단단했다. 그린 주변 러프도 어려운 편이어서 어프로치샷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