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올림픽위원회 남자 기계체조 대표 데니스 아블랴진 신재환(23·제천시청)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은메달을 받게 된 데니스 아블랴진(29·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한국의 악연 아닌 악연이 화제에 올랐다.
아블랴진은 지난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을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점수는 금메달인 신재환과 동점이었지만 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승자가 된다는 규정에 따라 우승에 실패했다. 아블랴진은 2차 시기 14.800을 기록해 신재환의 2차 시기 14.833을 넘지 못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벌써 세 번째 은메달이다. 공교롭게도 올림픽마다 서로 다른 남북한 선수들에게 밀려 금메달을 걸지 못했다. 처음 출전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양학선에 막혔다. 당시 도마 결선에서 16.399점을 기록하면서 16.533점을 기록한 양학선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당시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기술 ‘양학선(난도 7.4)’, 2차 시기에서는 기술 ‘스카라 트리플(난도 7.0)’을 펼치며 한국의 첫 체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리세광에 막혔다. 양학선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불참하면서 아블랴진이 우승 후보로 떠올랐지만 리세광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당시 리세광은 결선 합계 15.691점을 기록해 15.516점의 아블랴진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만 없었을 뿐 아블랴진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2013, 2014, 2019년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장 최근인 2019년까지도 기량을 유지해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 유력후보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아블랴진과 한국의 악연 아닌 악연은 도쿄에서도 이어졌다. 세 번째 도전의 결과물은 또다시 은메달이었다. 그를 처음 꺾었던 양학선 대신 양학선을보고 자랐다는 ‘제2의 양학선’ 신재환이 나타나 금메달을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