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야구 본선 무대를 밟았던 이스라엘은 3일 최종 탈락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1라운드 패자부활전을 9회 끝내기 안타를 맞고 6-7로 패했다. 야구는 총 6개 팀이 본선에 올랐고 지난 1일 멕시코에 이어 이스라엘이 두 번째로 짐을 쌌다. 이스라엘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2패) 포함 1승 4패를 기록했다. 한국과의 맞대결에선 2전 전패를 당했다.
역사적인 도전이었다. 스포츠 저변이 넓지 못한 이스라엘은 역대 올림픽 메달 10개를 모두 팀이 아닌 개인전에서 따냈다. 2019년 9월 아프리카-유럽 지역 예선을 1위로 통과, 도쿄올림픽 야구 본선행을 확정했을 때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했던 이유다. 구기 종목(팀)에서 이스라엘이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건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축구 이후 처음이었다.
선수층은 얇았다. 조별리그 첫 경기 한국전 선발 투수로 나왔던 존 모스코트는 2019년 3월 은퇴한 선수. 마이너리그에서 투수 코치를 맡다 도쿄올림픽을 위해 공을 다시 잡았다. 모스코트는 한국전 공 9개를 던진 뒤 부상으로 자진 강판했다. 그리고 나머지 경기에 모두 결장했다. 조시 자이드는 2018년 4월 은퇴한 뒤 시카고 컵스에서 재활 투수 코디네이터로 몸담았다. 투수 슐로모 리페츠는 미국 뉴욕에서 프로그래밍 및 음악 감독을 하고 있다.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대부분의 선수가 비슷한 이력을 갖고 있다.
내야수 이안 킨슬러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메이저리거도 있지만 대부분 은퇴한 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건 유대인이라는 뿌리. 그리고 이스라엘에 야구를 알리겠다는 책임감이 바탕에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멕시코를 12-5로 꺾고 역사적인 올림픽 첫 승을 따냈다. 조별리그 3위 간 맞대결에서 승리, 기사회생했다. 그들은 승리를 자축하기보다 "이스라엘에 야구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뼈있는 말을 내뱉었다. 3일 경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도미니카공화국의 호세 바티스타는 "이스라엘은 많은 투지와 용기를 보여줬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역사적인 도전은 5경기 만에 막을 내렸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다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