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리는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패자 준결승 미국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2-7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대회 2연패에 실패, 7일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이날 이의리는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1회 1, 2번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2사 후 볼넷과 2루타로 2사 2,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에릭 필리아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2회에는 실점했다. 1사 후 마크 콜로즈배리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후 도루 허용, 잭 로페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3회는 삼진 2개 포함 깔끔한 삼자범퇴로 미국 타선을 막아냈다.
아쉬움이 남는 건 4회였다. 2사 후 제이미 웨스트브룩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볼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체인지업이 장타로 연결됐다. 최대 위기였던 5회는 넘겼다. 2사 후 에디 알바레스와 타일러 오스틴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를 방문해 상태를 체크한 뒤 교체 없이 트리스턴카사스를 상대했다. 이어 카사스를 내야 땅볼로 유도해 5이닝 투구를 마치고 6회부터 교체됐다.
도쿄올림픽 최대 성과 중 하나는 이의리의 발견이다. 올해 신인인 이의리는 지난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3실점 했다. 성인 국가대표 선발 데뷔전에서 10개에 육박하는 탈삼진을 뽑아냈다. 그리고 미국전에서도 탈삼진 9개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야구 국가대표에는 믿을만한 왼손 선발이 부족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의 뒤를 이을 만한 자원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가 가능성을 보였다. 결승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결과에서 건져낸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