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는 7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한국은 세계랭킹 2, 3, 4, 6위가 출전해 ‘어벤쥬스(어벤져스+달콤한 쥬스)’라 불렸다. 하지만 고진영과 김세영이 10언더파로 공동 9위권, 김효주가 9언더파로 공동 15위권, 박인비는 5언더파로 공동 23위권으로 대회를 마쳤다.
5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땄지만, 이번에 선수단은 노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박 감독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은 “결과에 욕심이 있었지만,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 전 이번 올림픽은 흡족하다”며 “선수들이 서로 많이 의지했다. 특별히 다독이거나 플랜을 짠 건 없었다. 단지 경기에서 매번 최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했다. 올림픽은 금, 은, 동메달만 본다. 그런 압박감이 쉽지 않다. 메달보다 더 중요한 건 무사히 마치는 것이었다. 매번 (코로나) 검사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에 대해 박 감독은 “어제 3라운드 때 스코어를 많이 줄이지 못했다. 한국에 기회였는데, 우리 4명 다 이상하게 잘 안 풀렸다. 오늘은 굉장히 잘했다”고 했다.
이번 대회 1, 2라운드에 일본 특유의 ‘찜통 더위’가 극심했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변수도 많았다. 박 감독은 “이번 올림픽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선수들도 그렇게 지쳐 보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물을 많이 섭취했지만 숙소 들어가서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고 했다. 특히 무더위에 고전한 박인비에 대해 박 감독은 “인비 선수는 올림픽 2연패를 생각 안 할 수 없었다. 항상 언론에서 기사가 나오고 부담감이 꽤 있었을거다”고 안쓰러워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냥 고맙다. 열심히 해준 것도 고맙고,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 선수들이 힘들지, 제가 힘든가요? 선수들 보면 고마운 마음만 든다”고 했다.
박 감독은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파리올림픽에도 감독으로 도전할까. 박 감독은 “감독을 두 번 하니 엄청 힘들더라. 선수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짠해지더라. 선수를 해봐서 그 상황을 잘 안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많이 안타깝다. ‘선수들을 어떻게 더 케어할까, 어떻게 선수들이 실력 발휘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맴돌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또 감독으로 나갈지 몰라서. 파리 올림픽은 금방 다가온다. 지난 5년도 빨랐다. 제가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저한테도 좋겠죠”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