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 또 도핑 파문이 일어났다. 두산 베어스 주전 선수 한 명이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나왔다.
해당 선수는 KBO리그 정규시즌 중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두산 구단은 10일 "우리 선수가 KADA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된 것은 맞다. 그러나 경기력 강화 약물은 아니다. 지난달 KADA 청문회에 출석해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KADA 제재위원회는 청문회 심사를 마치면 결과를 선수와 구단에 통보한다. 선수는 제재위원회의 결과를 통보받으면 3주 안에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KADA는 "이 사안에 대해선 아직 심사가 끝나지 않아 선수 실명, 금지약물 성분 등에 대해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정한 금지약물에 해당은 된다. 그러나 그 성분이 검출될 수 있는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성분이 검출되어도 100% 징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해당 선수가 "절대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ADA는 해당 금지약물에 대해 경기 기간 외에는 허용하지만, 경기 기간에는 금지하는 약물로 분류했다. 선크림 등 화장품 등을 사용할 때도 이 이 성분이 체내에서 검출될 수 있다. 한 피부과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선크림 등 화장품을 몸 전체에 다량 도포하지 않는 한, 특정 성분이 피 혹은 소변 검사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바르는 양이 굉장히 많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종합격투기 UFC 선수 롭 폰트도 지난 5월 미국반도핑기구(USADA) 도핑테스트에서 이 금지약물에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폰트는 특정 화장품 사용으로 체내에서 금지 대사물질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USADA는 여러 실험을 거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두산 선수도 폰트의 사례를 들어 청문회에서 해명했다.
도핑 문제는 프로야구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다. 이에 KADA는 매년 추가되는 금지약물에 대해 프로야구 구단 컨디셔닝 파트에 공지하고 담당자를 불러 교육시켰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지면서 제대로 대면 교육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두산 선수에게서 검출된 해당 약물은 올 1월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수도권 구단의 컨디셔닝 담당 관계자는 "보통 알려진 금지약물 외에 정말 많은 금지약물이 있다. 전문적인 분야라서 도핑 방지 교육을 세세하게 받지 않으면 잘 모른다. 그래서 선수들에게는 보약, 건강 보조제 등도 전부 복용하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경기력 향상 외에 피부 치료나 미용 목적으로 도핑에 걸린 사례는 종종 있다. 지난 2017년 당시 SK 와이번스(현재 SSG 랜더스) 내야수 임석진은 금지약물 에페드린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화농성 여드름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서 치료받는 도중 문제가 되는 마황(에페드린 포함 성분)이 든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임석진은 KBO리그 및 퓨처스리그 36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받았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레프트 곽유화는 지난 2015년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펜디메트라진과 펜메트라진이 검출됐는데, 다이어트약을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으로부터 6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받았는데, 흥국생명 구단에서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