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은행과 식품업계는 물론, 톱모델의 상징인 뷰티 광고까지 꿰찼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제품 소개까지 살뜰하게 챙기면서 광고주 사이에 인기 만점이다.
로지는 지난해 8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MZ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만든 가상인간이다. 동양적인 얼굴에 서구적인 체형을 지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약 5만명에 달한다. 가수 이효리, 모델 한혜진 등이 소속된 에스팀이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다.
로지는 지난해 8월 SNS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가상 인간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고 여행, 독특한 패션, 야외 스포츠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게시했다. MZ세대는 일상생활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스타일리시한 외모를 자랑하는 로지의 계정을 팔로워했다.
로지가 가상 인간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공개된 신한라이프 광고다. 신한라이프는 로지가 춤을 추는 CF를 공개한 뒤, 일주일 후에 가상인간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신한라이프 광고는 순식간에 조회 100만회를 넘기며 화제에 올랐다.
로지는 현재 다양한 브랜드 홍보 모델로 활동 중이다. 지난 5월 한국관광공사 케이프렌즈에 선발돼 한국 문화, 관광 콘텐트 홍보를 시작했다.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는 최근 로지를 앞세워 전기 SUV 볼트EUV와 순수 전기차 신형 볼트EV를 홍보한다고 밝혔다. 로지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만의 자유로움을 통해 코로나로 만끽하지 못했던 일상의 즐거움을 보여줄 예정이다.
뷰티업계도 로지를 잡고 싶어 안달이다. 로지는 지난 4월부터 아모레퍼시픽 '헤라' 블랙쿠션 홍보를 하고 있다. 블랙쿠션 사진과 함께 "블랙 케이스도 예쁜데 얇지만 완벽하게 커버되는 핏팅감이 진짜 최고"라면서 SNS에 자세한 후기도 남겼다. 헤라 측은 이후에도 로지와 협업하고 있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 앤코도 로지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지는 인간과 달리 사생활 리스크가 없다. 코로나19 속에서도 활동 제약이 없는 점도 강점"이라며 "친환경에 앞장서면서 MZ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팔로워 숫자로 4만5000명을 넘겨 SNS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