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신제품 '갤럭시Z 폴드3'(이하 갤Z폴드3)의 전면 카메라 품질이 기대 이하라는 외신의 평가가 나온다. 화상회의 등 부가적인 용도로 쓰기에는 문제가 없지만, 본연의 역할인 사진 촬영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22일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카메라를 화면 아래로 숨긴 갤Z폴드3의 UDC(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와 관련해 "앞서 이 기술을 선보인 중국 오포와 ZTE의 카메라 성능은 이상적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며 "사진에 흐릿한 부분이 발생한다. 2021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기대하는 표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IT 매체 샘모바일도 "1000만 화소 커버 카메라 셀카와 비교하면 적절한 밝기와 색상 수준을 유지하지만 선명하지 않다"며 "이런 차이는 모니터나 TV와 같은 대화면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UDC는 메인 디스플레이 상단의 카메라 구멍을 없애 탁 트인 영상 시청 환경을 보장한다.
코너 피어스 삼성전자 영국 법인 모바일 총괄은 지난 11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삼성 갤럭시 언팩 2021'에서 "픽셀 배열을 최소화해 가시 영역을 늘렸다. 콘텐트를 경험하는 방식을 바꿨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가 자사 스마트폰에 처음으로 UDC를 도입했지만, 카메라 구멍을 완벽하게 가리지는 못했다. 해당 영역에 원형으로 자글자글한 픽셀이 보인다. 그래도 전체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하면 금방 익숙해질 정도다.
문제는 셀카 품질이다. 세계 최초로 '액손 20 5G'에서 UDC를 선보인 ZTE도 사진을 찍으면 빛 번짐 현상이 발생해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다행히 갤Z폴드3에서는 동일한 증상이 보이지 않지만, 화질에서 다소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갤Z폴드3의 전면 카메라 화소는 400만으로 동급 제품 대비 크게 낮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저화소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화소가 높다고 해서 화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빛을 받는 양을 결정하는 센서의 크기, 원형의 렌즈에서 나오는 왜곡 등 화질을 결정하는 다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갤Z폴드3의 전면 카메라 품질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전면·커버·후면 카메라(1200만 화소)로 셀카를 촬영해 화질을 비교해봤을 때 전면 카메라는 사진이 다소 어둡고 뿌옇게 나온다.
머리카락을 확대하면 노이즈(화소 뭉개짐)를 확인할 수 있다. 밝기와 색상 표현력도 커버·후면 카메라가 더 우수하다.
전작인 '갤럭시Z 폴드2'의 전면 카메라(1000만 화소)로도 찍어봤는데, 신제품보다 더 밝고 선명하다.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의 20만원대 보급형 단말기 '갤럭시A12'는 두 폴드 제품보다 좋은 결과물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갤Z폴드3의 셀카 품질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고화질 영상·사진 작업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간단히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일상을 공유할 때는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의도치 않은 보정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갤Z폴드3의 전면 카메라 품질에 대해 삼성전자는 솔직한 입장을 내놨다. 커버·후면 카메라로도 만족스러운 셀카를 찍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화면을 펼쳐 후면 카메라로 셀카를 찍을 때 커버 디스플레이로 미리보기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Z폴드3 메인 디스플레이의 대화면으로 더욱 시원한 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UDC를 적용했다"며 "UDC는 영상통화와 얼굴인식 기능에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