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이 팔꿈치 통증에서 회복해 돌아왔다. 다만 보직이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바뀌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23일(한국시간) 김광현을 26인 로스터에 등록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열흘짜리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김광현은 13일 만에 다시 복귀했다.
하지만 그 사이 보직이 바뀌었다. 올 시즌 6승 6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 김광현은 당분간 불펜진에 합류한다.
세인트루이스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현재 풍부한 팀 내 선발진 상황과 김광현의 몸 상태를 고려한 조치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5선발진을 갖췄다. 불혹의 나이에도 12승 7패 평균자책점 3.10을 건재함을 과시하는 애덤 웨인라이트를 필두로 J.A.햅(7승 6패, 평균자책점 5.88), 존 레스터(4승 6패, 5.46)가 선발진을 지킨다.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잭 플래허티(9승 1패, 2.68)와 마일스 마이컬러스(1패, 1.00)도 부상에서 복귀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김광현의 선발 복귀를 준비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재활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하지만 불펜으로는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지난 20일 트리플A 경기에 등판해 2이닝 2피안타(2피홈런) 2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3이닝 동안 45개 정도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당분간 롱릴리프로 활용할 뜻을 내비친 셈이다.
김광현에게 불펜행은 생소하다. KBO리그 통산 298경기 중 276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미국 무대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나선 지난해 7월 25일 빅리그 데뷔전 피츠버그(1이닝 2피안타 2실점 1자책)와 경기가 유일한 불펜 등판이었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이 선발 투수로 뛰는 것을 원하고,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김광현이 선발로 뛰고 싶은 바람을 솔직하게 말해줬고, 고마웠다"며 "하지만 김광현은 팀을 우선하는 선수다. 팀이 필요로 한다면 어떤 보직이든 괜찮다고 밝혀 고마웠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광현은 "선발 투수로 등판이 가능한 몸 상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불펜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