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야디에르 몰리나(39 세인트루이스)가 1년 연장계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6일(한국시간) “몰리나가 멋진 은퇴 투어를 기대한다”라며 1년 연장계약이 마무리되는 2022시즌 은퇴를 선언한다고 전했다.
2004년 MLB에서 데뷔한 몰리나는 올 시즌으로 통산 18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18년 동안 포수로 10번의 올스타, 9번의 골드 글러브, 4번의 플래티넘 글러브, 1번의 실버 슬러거를 수상하고 2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룬 현역 최고의 포수다. 수비와 포수 리드로는 따를 이가 없다. 타격 역시 화려하진 않았지만 꾸준함을 과시하면서 통산 타율 0.280 2090안타 983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여전히 포수로만 벌써 92경기에 출장하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실력으로 연장 계약을 따냈다. 세인트루이스는 25일 몰리나와 1년 10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과 동시에 은퇴도 예고했다. 몰리나는 기자 회견을 통해 “이 정도면 됐다. 19년은 긴 커리어고 포수는 힘든 자리다”라며 “지금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훈련하겠지만 39살이 되면 경기의 높아진 수준을 따라가기가 힘들다”라고 은퇴를 예고했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유력하다. MLB.com은 “몰리나의 19번째 시즌은 명예의 전당행 이력서를 거의 확실하게 마무리할 것이다”라며 “적어도 세인트루이스 팀 명예의 전당은 그렇다”라고 소개했다. 몰리나는 팀 명예의 전당에 대해 “어서 빨리 빨간 재킷을 입고 싶다”라며 “루 브룩, 레드쇤디에스트 같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은퇴를 예고한 전설들만이 할 수 있는 은퇴 투어도 예상된다. 2013년 마리아노 리베라, 2014년 데릭 지터, 2016년 데이비드 오티즈는 시즌 전 은퇴를 예고한 후 시즌 동안 원정 경기에서 선물과 함께 은퇴를 축하하는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미리 은퇴를 예고하고 마지막 시즌을 치르는 정상급 선수가 드물기 때문에 오티즈 이후 5년 동안은 은퇴 투어가 열리지 않았다. 예상대로라면 5년 만의 은퇴 투어가 열리게 된다.
몰리나가 기대하는 투어는 독특하다. 그는 “(같은 지구인) 신시내티나 시카고에서 야유를 듣고 싶다”면서 “멋지고 즐거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박수 대신 상대 팀 팬들의 야유로 경기장을 채우고 싶다고 밝혔다.
남은 건 단짝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40)다. 같은 해 입단해 배터리로 17년 동안 함께 MLB에서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같이 FA 시장에 나왔지만 둘 다 1년 계약으로 팀 잔류를 선택했다. 당시 웨인라이트는 몰리나가 잔류하도록 끈질기게 연락해 함께 팀에 남았다. 몰리나는 “이제 내가 그에게 전화할 차례”라며 다음 시즌 역시 두 사람이 함께 팀에 남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MLB.com은 “1년만 더 뛰면 둘은 선발 배터리로 300경기 이상을 함께 하게 된다”면서 “둘은 역대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한 배터리로 굳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