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의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31)가 37호포로 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레스는 8월 29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1 MLB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홈런포 한 방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페레스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5회 초 시애틀 선발 투수 타일러 앤더슨을 상대로 초구 체인지업을 받아쳐 3-0으로 앞서게 하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페레스는 리빌딩 중인 캔자스시티의 핵심 선수다. 캔자스시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와 내년부터 시작되는 4년 82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다. 타선에서는 중심 타자로 젊은 타자들을 이끌고 수비에서는 젊은 투수들을 리드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직 계약 기간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보여주는 모습이 심상치 않다. 특히 후반기 뜨거운 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시즌 37번째 홈런을 치면서 최근 9경기 홈런이 7개에 달한다. 후반기 기록만 따져도 39경기 16홈런 페이스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출전하면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속설과 달리 홈런 더비에서 28홈런을 치고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는 삼진(3개)보다 홈런(4개)이 많을 정도로 타격감이 뜨겁다.
페레스는 이날 37번째 홈런으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36개)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홈런 단독 2위에 올랐다. 오타니 쇼헤이(41개)와 격차는 4개에 불과하다. 최근 페이스를 고려하면 40홈런 고지 달성이 유력하다.
아울러 앞으로 나오는 홈런 하나하나가 모두 아메리칸리그 포수 신기록이 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포수로 한 시즌 최소 75% 이상 경기를 소화한 아메리칸리그 선수 중 페레스는 1985년 칼튼 피스크와 함께 37홈런으로 공동 1위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앞으로 1개면 피스크를 넘어 역대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포수가 된다.
당연히 40홈런을 기록한다면 아메리칸리그 최초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내셔널리그에는 1970년 조니 벤치(45홈런)를 비롯해 최초의 40홈런 포수 로이 캄파넬라, 90년대 최고의 거포 포수였던 마이크 피아자, 토드헌들리, 90년대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활약했던 애틀랜타의 하비 로페스까지 5명의 포수가 7번의 4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반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아직 피스크의 37홈런 기록을 깬 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타격뿐 아니라 수비도 리그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올 시즌 도루 저지율 41%로 아메리칸리그 단독 선두를 기록 중이다. 젊은 투수들로 리빌딩을 진행 중인 캔자스시티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전 포수로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