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구단과 팬이 한마음으로 공격수 스테판 무고사(29·몬테네그로)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있다. 무고사는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발탁돼 지난달 31일 출국했다. 무고사는 9월 A매치 기간에 치러지는 2022 카타르월드컵 유럽 예선 G조 네덜란드전(5일 원정)과 라트비아전(8일 홈)에 출전할 전망이다. 몬테네그로(승점 7 골 득실 +3)는 현재 터키(승점 8), 네덜란드(승점 7 골득실 +7)에 이어 유럽 G조 3위를 달리고 있다.
인천으로선 무고사 공백이 뼈아프다. 올 시즌 팀의 운명이 걸린 시점이라서다. 만년 하위 팀 인천은 돌풍을 일으키며 6위에 올라있다. 3위 포항과는 불과 승점 3 차라서 스플릿 라운드 파이널A(1~6위) 진출은 물론 더 높은 순위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약 열흘간의 A매치 휴식기(8월 30일~9일)를 맞아 전력을 가다듬고 다음 경기를 대비해야 하는데, 주전 공격수가 빠졌다. 무고사는 10일 인천에 복귀한다. A매치를 뛰고 장시간 비행한 점을 고려하면 다음 날 제주 유나이티드전 출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성환 인천 감독은 "큰 전력 손실이지만, 무고사의 의지가 강했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해서 대표팀에 보내줬다"고 말했다.
무고사는 인천 팬에게만큼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못지 않은 슈퍼 스타다. 2018년 인천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하며 K리그 대표 골잡이로 올라섰다. 올 시즌도 15경기에서 9골을 넣었다. 출국 직전 경기인 지난달 29일 리그 선두 울산 현대전에선 멀티 골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그가 시즌 시작부터 경기를 뛰었다면 지금 득점 선두였을 거라고 예상한다. 무고사는 개막 직전 코로나19에 확진돼 시즌 초반 10경기에 결장했다. 복귀 후부터는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K리그 4년 차인 그는 후반 막판 지친 동료들을 독려하는 등 구심점 역할도 했다.
팬들은 이런 그를 인천의 자랑으로 여긴다. 송도에 사는 무고사를 두고 '송도 무씨의 시조'라고 부른다. 호날두처럼 무고사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팬도 있다. 포르투갈 팬들은 2014년 자국 스타 호날두의 활약을 기념하기 위해 그의 고향 포르투갈 푼샬에 3.4m 동상에 세웠다. 무고사는 평소 "인천에 뼈를 묻겠다"고 팬들의 사랑에 화답하곤 했다.
인천은 당분간 무고사 없이 살아남기에 돌입했다. 조성환 감독은 "이왕 대표팀에 가는 거 골 넣어 K리그 공격수의 자존심을 세우라고 얘기했다. 무고사 공백은 새 전술을 연구해 메우겠다. 모두가 합심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무고사는 "다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겠다. 나를 이해해주고 기다려준 동료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복귀와 동시에 팀 상위권 진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